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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 박원순 “정치 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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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 박원순 “정치 잘 몰랐다”

입력
2017.01.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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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선ㆍ공동정부 제안 무산에

지지율도 2%대까지 무너져

전격 불출마 선언에 여의도 술렁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문재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의 3파전으로 재편됐다. 예비후보 등록 첫날부터 박 시장이 하차하면서 초반 경선 흥행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전날에도 청년 공약을 발표하며 완주 의지를 보였던 박 시장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이날 여의도가 하루 종일 술렁였다. 오전 10시 40분 국회 정론관에 나타난 박 시장은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밤 결심을 굳혔다는 박 시장은 1분 30초 간 준비해온 원고를 담담한 표정으로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박 시장이 대권 도전 의지를 접은 데는 정체된 지지율과 함께 공동정부 구상 등 자신의 요구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은 당 지도부에 대한 서운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지지율이 15%까지 치솟으며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으나 촛불정국에서 5% 이하에 머물다가 최근엔 2%까지 속절없이 무너졌다. 탄핵 정국에서 누구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냈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으로 지지율이 쏠린 것도 박 시장으로선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정적 계기는 박 시장이 마지막 승부수로 띄운 야권 공동경선과 공동정부 제안이 무산되면서다. 이날 회견문 초안에 있던 “당의 경선 규칙 결정과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는 문구가 최종본에서 빠진 것도 공동정부 구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다만 박 시장 측은 “룰 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고,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절대 아니다”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 준비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고, 사실 서울시장에 어렵지 않게 됐기 때문에 정치라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비문 주자를 자처했던 박 시장의 불출마가 당내 경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일단 경선 판이‘1강 2중’ 구도로 재편되면서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의 2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이 시장은 박 시장의 공동정부 제안에 동참하면서 힘을 실었다. 여기에 또 다른 후발주자인 김부겸 의원까지 가세하면 당내 경선에서 비문 연대가 성립될 수 있다.

당 바깥에선 국민의당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민주당의 패권주의 때문에 훌륭한 후보가 출마를 접었다”며 박 시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박 시장 측은 “당분간 누구를 돕거나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고 시정에만 전념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박 시장이 정권교체에 당원으로서 일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공동정부를 고리로 야권 단일화 등의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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