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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강아지?” 안산시의원 선거공보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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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강아지?” 안산시의원 선거공보물 논란

입력
2018.06.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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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은 이혜경 바른미래당 안산시의원(초지동, 고잔동) 후보 선거공보물, 오른쪽은 강광주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원곡동, 백운동, 신길동, 선부1동, 선부2동) 선거공보물.
사진 왼쪽은 이혜경 바른미래당 안산시의원(초지동, 고잔동) 후보 선거공보물, 오른쪽은 강광주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원곡동, 백운동, 신길동, 선부1동, 선부2동) 선거공보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들어설 예정인 세월호 추모공원(4ㆍ16 생명안전공원)을 놓고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일부 후보들의 공보물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를 ‘강아지’에 빗대는가 하면, 추모공원 크기가 제한적(유원지 전체의 3.7% 규모)임에도 ‘혐오 마케팅’을 벌인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유족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추모공원 진실 알리기’ 캠페인에 돌입했다.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이혜경 바른미래당 안산시의원 후보는 최근 지역에 배포된 선거 공보물에서 “안산시가 70만~100만 도시를 꿈꾸는데 추모공원은 안 되지 않습니까?”라며 “집 안의 강아지가 죽어도 마당에는 묻지 않잖아요?”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물며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이 100년 살아가야 할 도시 한복판에 이것은 아니지요?”라고 덧붙였다. 이 공보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월호 희생자를 ‘죽은 강아지’에 비유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강광주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 후보도 선거 포스터에서 추모공원을 ‘납골당(納骨堂)’으로 지칭해 도마에 올랐다. 공원 건립 찬반 여부를 떠나, 부정적 어감이 강한 ‘납골당’이란 표현을 굳이 써야 했느냐는 지적이다.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05년 ‘납골당’이 “혐오감을 주고, 일본어투라는 지적이 있다”며 우리식 표현인 ‘봉안당(奉安堂)’으로 표준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추모공원, 봉안당 건립에 대한 지역사회 의견은 엇갈린다. 한 지역 맘카페 회원은 “아이 잃은 슬픔은 다 알지만 (봉안당이 들어서면) 공원에 사람들이 가겠느냐”라며 “외관도 그렇고, 그 주위 다 재개발해서 아파트 들어서고 있는데 안산 한 가운데 그런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회원은 “유족들이 원한다면 나는 찬성이다. 추모비는 되는데, 봉안당은 안 된다는 게 좀 의아하다”며 “(봉안당을) 추모비의 연장선으로 볼 수는 없겠느냐”고 지적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추모공원과 관련해 사실 왜곡이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캠페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족들에 따르면, 화랑유원지(약 17만 평) 내에 추모공원이 차지하는 규모는 7,000평(전체의 3.7%)에 불과하며, 이 중 봉안 시설은 200평(전체의 0.1%)이다. ‘예은이 아빠’ 유경근(4ㆍ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씨는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산 선부동 세반사거리, 초지역 사거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추모공원 진실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유경근씨 페이스북 캡처
유경근씨 페이스북 캡처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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