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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인ㆍ학부형… 서울시, 차별적 행정용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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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인ㆍ학부형… 서울시, 차별적 행정용어 바꾼다

입력
2018.04.16 15: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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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등 외래어 등도 순화

서울시가 ‘미망인’ ‘학부형’ ‘결손 가족’과 같이 차별적 의미가 담긴 행정 용어를 순화한다고 밝혔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달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친 행정 용어는 총 13개다.

시는 최근 고시를 통해 성별과 장애, 가족 형태, 출신 지역, 재산 등에 따른 차별적 용어를 대거 순화했다. 우선 ‘미망인(未亡人)’이란 말 대신 ‘고 ○○○씨의 부인’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남편을 여읜 여자’를 가리킬 때 쓰이는 미망인이란 단어엔 ‘남편이 세상을 떠날 때 같이 죽었어야 했는데 미처 그러지 못하고 아직 세상에 남아있는 사람’이라는 성차별적인 뜻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올 2월 이 단어를 언급하며 “한글단체와 힘을 합쳐 품격 있는 단어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부형(學父兄)’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학부형은 ‘학생의 아버지나 형으로 학생의 보호자를 이르는 말’로, 여성을 학생의 보호자에서 배제하고 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학부형 대신 ‘학부모’를 쓰라고 권고했다. ‘편부’나 ‘편모’도 특정 성을 지칭하지 않는 중립적인 단어 ‘한부모’로 바꿨다.

장애와 관련된 단어도 순화 대상에 올랐다. 장애인과 대비해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종종 쓰는 ‘정상인’이 대표적이다. 위원회는 정상인이라는 단어가 ‘장애인은 정상이 아니다’라는 사회적 차별을 전제하고 있다며 이 대신 ‘비장애인’이라는 말을 쓰라고 권고했다. ‘장애우’라는 단어도 장애인이 의존적인 존재라는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장애인’으로 쓰기로 했다.

또 ‘중국에 사는 우리 겨레’를 가리키는 ‘조선족’은 다른 지역과 똑같게 ‘중국 동포’로 고쳐 쓰기로 했다. 미국이나 일본에 사는 같은 민족은 각각 ‘재미 동포’ ‘재일 동포’라고 부르는데 반해 중국만 유독 조선족이라고 불러 차별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이외에도 ‘불우 이웃’은 ‘어려운 이웃’으로 ‘결손 가족’은 ‘한부모 가족’이나 ‘조손 가족’으로 바꾸라고 권고했다.

‘포트폴리오’ ‘하우징 페어’ ‘캠퍼스타운’ ‘프로모터’ ‘RMS’ 같은 어려운 외래어는 ‘실적 자료집’ ‘주택(산업) 박람회’ ‘대학촌’ 또는 ‘대학거점도시’ ‘행사기획자’ ‘기록관리시스템’으로 각각 순화했다.

시는 앞서 우리말 사용을 촉진하고자 2014년 ‘서울특별시 국어사용조례’를 제정했다. 시는 이에 따라 분기마다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 회의를 진행하고 지금까지 총 145개 행정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고쳤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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