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프 누’의 기적은 없었다.
유벤투스(이탈리아)가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2016~1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거함 FC바르셀로나와 0-0으로 비기며 4강에 올랐다. 지난 12일 1차전 홈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던 유벤투스는 1ㆍ2차전 합계 1승1무로 바르셀로나를 제쳤다.
유벤투스는 이날 3골 차 이상 대패를 당하지 않으면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가 지난 달 16강 2차전에서 기적의 역전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는 당시 파리생제르맹(PSG)과 16강 1차전에서 0-4로 대패했지만 캄프 누에서 벌어진 2차전 홈경기에서 극적인 6-1 승리로 믿기지 않은 뒤집기를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유벤투스는 PSG의 전철을 밟지 않았다. 단단한 ‘방패’를 구축해, 리오넬 메시(30)를 앞세운 바르셀로나의 ‘창’을 견고하게 막았다. 전반전 31분 메시의 슈팅이 유벤투스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9) 정면으로 향한 게 유일한 위기였다. 전반 43분 메시는 유벤투스 미랄렘 퍄니치(27)와 충돌한 뒤 그라운드에 얼굴이 처박혔다. 왼쪽 뺨에 피가 났지만 가벼운 응급처치를 받은 뒤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메시는 출혈 투혼을 펼쳤지만 유벤투스 수비라인을 뚫지 못했다. 후반 막판엔 유벤투스 모든 선수가 페널티 지역까지 내려와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AS모나코(프랑스)는 같은 날 8강 2차전 도르트문트(독일)와 홈경기에서 3-1로 승리해 1ㆍ2차전 합계 6-3으로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유벤투스와 모나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로 결정된 준결승 대진 추첨은 22일 진행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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