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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런 페이지 “브렛 래트너가 나를 아우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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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런 페이지 “브렛 래트너가 나를 아우팅했다”

입력
2017.11.11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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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 감독 브렛 래트너.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 감독 브렛 래트너.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4년 커밍아웃(성소수자임을 공개)한 레즈비언으로, 캐나다 출신 할리우드 영화배우인 엘런 페이지가 ‘와인스틴 폭로’ 이후 이어진 ‘미투(#MeToo)’ 운동에 동참했다. 페이지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브렛 래트너 감독이 촬영장에서 저지른 성소수자 혐오 및 폭력적 행동을 폭로했고, 영화계를 비롯해 미국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화도 비판했다.

페이지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글에 따르면 래트너는 2005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 촬영 시작 전 첫 만남 행사에서 페이지에게 옆에 있던 10년 이상 선배 연기자를 가리키며 “레즈비언임을 깨닫도록 네가 그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페이지가 레즈비언임을 알고 있던 래트너가 공개석상에서 원치 않는 아우팅(성소수자임을 폭로함)을 한 것임을 뜻한다. 페이지는 “래트너의 발언은 내가 평소 호모포비아(성소수자 혐오)를 직면할 때마다 떠올랐으며 업계에서 내키지 않았던 일들과 미래의 불확실성을 상기시켰다”고 적었다.

페이지는 미국 마블코믹스의 만화 엑스맨을 원작으로 20세기 폭스가 제작한 영화 ‘엑스맨’ 연작에서 ‘섀도캣’ 키티 프라이드 역할을 맡아 총 두 편에 출연했다. ‘최후의 전쟁’ 이후 출연한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감독은 래트너가 아닌 브라이언 싱어였다. 페이지와 같은 영화에 로그 역할로 출연한 애나 패킨은 “나는 그 자리에 있었고 그 말을 들었다. 나는 네 편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엘런 페이지의 글을 지지한다는 애나 패킨의 트위터
엘런 페이지의 글을 지지한다는 애나 패킨의 트위터

페이지가 지목한 래트너는 이미 드라마 ‘뉴스룸’에 출연한 올리비아 먼, 영화 ‘스피시즈’에 출연한 나타샤 헨스트리지 등 배우 6명으로부터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있다. 래트너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와 관련해 소송이나 배상 요구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만 밝혔으며 페이지의 주장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한 전직 연기자 양성기관 직원을 강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페이지는 같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른 업계인으로부터도 피해를 당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16세 때 한 감독은 자신의 다리를 만지며 “네가 먼저 움직이라”고 강요해 와 그 자리에서 도망쳤고, 다른 감독은 20대 후반 남성과 동침하라 요구했다고 적었다.

페이지는 “(성폭력 행위의 공개가) 한 사람만 비난 받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외면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라고 강조하며 자신도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에 출연해 이 문화를 사실상 묵인한 셈이라고 밝혔다. 또 ‘미투’ 운동이 피해자의 치유와 성폭력 문화를 묵인한 이들의 책임 있는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적었다.

아울러 ‘백인 레즈비언’으로서 자신이 누리는 특권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더 심한 차별과 폭력의 대상이 되는 받는 다른 소수자들의 고백에도 지지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페이지는 2014년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공개한 이래 자신을 비롯한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 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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