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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이룬 가수 꿈… 코소보 소녀 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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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이룬 가수 꿈… 코소보 소녀 리파

입력
2017.08.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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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팝음악계의 샛별인 두아 리파는 모델 출신이다. 그는 개성 강한 옷차림을 하고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리파는 오는 11일 2017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한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영국 팝음악계의 샛별인 두아 리파는 모델 출신이다. 그는 개성 강한 옷차림을 하고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리파는 오는 11일 2017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한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유럽 코소보에 살던 소녀는 열다섯 살에 홀로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가수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다.

꿈만으론 먹고 살 수 없다. 그는 낮에는 학교(예술 명문 ‘실비아 영 시어터스쿨’)에 가 음악을 배우고, 방과 후엔 레스토랑을 비롯해 옷가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비를 벌었다.

고된 일상에서도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미국 팝스타 얼리샤 키스의 노래 ‘이프 에인트 갓 유’를 따라 부른 영상과 직접 만든 노래 ‘하터 댄 헬’을 부른 영상을 올려 음악에 대한 열정을 세상에 보여줬다. 중저음이 매력적인 소녀의 목소리는 입소문을 타고 네티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5년엔 대형 음반 기획사인 워너레코드에서 러브콜을 받고 계약까지 맺었다. 영국에서 홀로 살며 5년 만에 가수 데뷔의 꿈을 이룬 것이다.

그는 음반사 계약과 동시에 낸 노래 ‘비 더 원’ 등으로 영국 방송 BBC가 꼽은 ‘BBC 사운드 오브 2016’에 선정되며 샛별로 떠올랐다. 팬의 기대 속에 지난달 데뷔 앨범 ‘두아 리파’를 낸 영국 가수 두아 리파(22) 얘기다.

리파가 지난 9일 한국을 찾았다. 오는 1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릴 2017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펜타포트) 무대에 서기 위해서다.

리파의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리파는 “정말 흥분된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문화 체험이 특히 즐거운 눈치였다. 리파는 “한국에 마스크팩이 유명하다고 해 친구들 주려고 많이 샀다”며 웃었다. 리파는 입국 첫 날 서울 명동을 비롯해 경복궁 등을 돌며 관광을 즐겼다.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을 방문했을 땐 예상하지 못한 ‘선물’도 받았다. 리파는 “신분증을 보여주고 클럽을 들어갔는데 바로 내 노래 ‘로스트 인 유어 라이트’가 나오더라. DJ가 날 알았는지 계속 내 음악을 틀어줘 신기하고 짜릿한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리파는 K팝은 잘 알지 못했다. 대신 한국이 분단국가로서 전쟁의 아픔을 지닌 나라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의 부모님 나라인 코소보도 ‘발칸의 화약고’라 불리며 내전을 혹독하게 치렀기 때문이다.

리파의 음악은 어둡지만, 몸을 흔들기 좋은 댄스 곡이 주를 이룬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자신의 꿈을 이뤄서일까. 리파는 새 앨범 수록 곡 ‘뉴 룰스’에서 이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당당하게 노래한다. 자신만의 규칙을 세워 남성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삶의 중심을 지켜나가겠다는 내용이 친숙하면서도 당당하다. 리파는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한 경험을 한다”며 “내가 겪은 일을 솔직하게 가사에 담으면 더 큰 공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작사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리파는 록 음악 가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포크 가수 밥 딜런부터 밴드 라디오헤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음악적 자양분을 쌓았다.

리파의 아버지는 딸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리파는 ‘행운을 얻으려면 먼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리파는 “때론 힘들어 ‘이렇게 가는 길이 맞나’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아버지의 말을 믿고 “음악에만 더 몰두”해 꿈을 이뤘다.

곧은 심지만큼, 불의에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리파는 지난 5월 미국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영국 맨체스터 공연 중 벌어진 테러로 22명이 숨지고 어린 관객들이 다친 것을 두고 “정말 가슴 아팠다”면서도 “(우리가) 두려워하지 말고 더 강해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게 바로 사람들이 움츠러드는 것이기 때문에 숨어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기였다. 리파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원하는 것을 더 표출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위태로운 시대에 가수로서 리파의 바람은 “음악으로 누군가를 돕는 것”이다. “힘들었을 때 음악으로 위로를 얻고 길을 찾은”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리파의 이름인 두아는 알바니아어로 ‘사랑’이란 뜻이다. 그는 “무대에 있을 때 가장 사랑 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리파는 내달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의 투어 공연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11월 남미 투어에 게스트로 무대에 서며 전세계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새 앨범 작업도 진행중이다.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공연장을 꽉 채우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음악적 실험도 해보고 싶고요. 새 앨범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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