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택 기자

등록 : 2017.12.28 04:40
수정 : 2017.12.28 18:01

치매 돌보는 ‘가족 휴가제’ 대폭 늘린다

등록 : 2017.12.28 04:40
수정 : 2017.12.28 18:01

단기 요양ㆍ24시간 방문 서비스

치매 진단 모든 가족으로 확대

서비스 기관도 1700곳으로 늘려

본인 부담금 15%로 이용 가능

“돌봄 노동에 숨 쉴 틈 주는 것”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증 치매 환자인 부인(74)을 5년째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김모(77ㆍ서울 양천구 거주)씨는 지난 9월 4~6일 3일 동안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다.부인의 치매 발병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동안 가고 싶었던 기도원을 방문하고 고향 선산에 있는 조상 묘소도 다녀왔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으면서도 부인 병간호 때문에 마음 편히 병원을 다니지 못했던 김씨는 본인을 위한 병원 치료도 시간을 내 받을 수 있었다.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돌보는 가족의 마음과 몸을 피폐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치매가족 휴가제’의 대상자 범위와 서비스 제공 기관을 대폭 늘려 치매 환자 가족들의 ‘숨 쉴 틈’을 늘려 주기로 했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7월 처음 도입된 치매 가족 휴가제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인 치매 노인을 단기 보호시설에 입소시키거나,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24시간 1대 1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요양보호기관이 치매 노인을 맡아 주는 기간 동안 가족이 휴식을 취할 수 있기에 ‘휴가제’란 이름을 얻었다. 연간 최대 6일 사용이 가능하며 비용은 하루에 단기보호시설 입소 4만8,820원(1등급 수급자 기준),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 13만5,260원이다. 이중 85%는 공단이 부담하고 15%만 환자 가족이 부담하면 된다. 따라서 올해 본인 부담금은 단기보호시설은 하루 7,323원,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는 2만289원이다.

김씨처럼 제도의 혜택을 본 사람도 있지만 이용률은 아직 높지 않은 상황이다. 도입 첫 해인 2014년 220명이던 이용자 수는 2015년 279명으로 증가했다가 2016년에는 62명으로 줄어들었다. 한성옥 건강보험공단 요양기준부장은 “서비스 제공 기관이 부족하고 지역적인 불균형이 심해 이용률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산과 대구, 인천은 다른 지역보다 서비스 제공 기관 수가 적어서 치매 환자 가족들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공단은 혜택 대상자와 서비스 제공 기관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기존에는 ‘망상이나 폭력 등 문제 행동이 있는 치매 환자 수급자’의 가족만 휴가제를 쓸 수 있었지만, 내년 7월부터는 치매 진단을 받은 수급자의 가족이라면 누구나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이로써 대상자 수는 9만5,000명에서 16만7,000명으로 늘어난다.

또 24시간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수를 기존 493곳에서 1,700곳으로 확대한다. 건강보험공단은 “가정 내 치매 노인을 돌보고 있는 가족들의 수발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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