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정대 기자

등록 : 2017.08.11 18:07
수정 : 2017.08.11 18:07

중국 “북 도발에 반격할 땐 중립…북 정권 전복 공격은 안돼”

환구시보에서 가이드라인 제시

등록 : 2017.08.11 18:07
수정 : 2017.08.11 18:07

“한미가 한반도 정치판도 바꾸는

공격 감행 땐 결연히 막을 것”

미국에 선제공격 불가 메시지

북의 괌 타격 위협에도 경고

김정은(왼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 간 극단적인 독설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북한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공격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북한의 도발에 미국이 반격할 경우엔 중립을 지키겠다고도 했다. 양측 모두를 향한 경고이지만 미국을 향해 ‘선제공격 절대불가’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측면이 더 강해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1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미국 영토를 위협하는 미사일을 발사해 보복을 초래한다면 중국은 명확하게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힌 뒤 곧바로 “미국과 한국이 북한 정권을 전복하고 한반도의 정치판도를 바꾸기 위해 공격을 감행한다면 중국은 결연히 이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 충돌 위험을 높이거나 중국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지역에서 현상유지를 변경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의 이날 사설은 북미 간 ‘말 대 말’ 공방전에서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중국 정부의 속내를 보여준다. 우선 괌 포위사격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북한을 향해선 공개 경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선제공격을 하면 미국은 곧바로 반격을 가할 텐데 이 경우 중국은 결코 북한을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미국에게 중국이 인내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명확히 밝힌 부분이다. 미국이 예방전쟁을 명분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을 전복하고 그 결과 한반도에서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는 상황을 절대 용납할 수 없음을 천명했다는 점에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도 높은 대북 발언이 계속되면서 실제 전쟁을 가정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급되는 상황을 중국이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미국이 북한을 먼저 공격하는 상황이 되면 중국은 한반도 주변에서 미국과의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곧바로 개입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환구시보의 사설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언급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사설은 “관련국의 전략적 이익이 중첩된 한반도에서 일방적으로 판세를 주도하려 해선 안된다”면서 “한반도 핵 확산과 전쟁 발발을 막기 위해 러시아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 정권의 교체를 시도하면 중러 양국이 공동대응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 목소리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미 간 설전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다 어느 한 쪽이 오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중국은 특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직접 험악한 말싸움의 한 축이 되자 그 결과가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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