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 기자

등록 : 2017.12.28 04:40
수정 : 2017.12.28 17:02

“추락사고 ‘화유기’ 스태프 두달 간 하루 17시간씩 일해”

tvN ‘화유기’ 촬영 현장 무슨 일이

등록 : 2017.12.28 04:40
수정 : 2017.12.28 17:02

제작비 절감에 장시간 노동 불가피

세트비도 줄여 작업 자재 부실

CJ E&M 관리감독 책임 도마에

지난 23일 새벽 경기 안성의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미술팀장 A씨가 3m 높이의 천정합판에서 조명(샹들리에) 고정 작업을 하다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지난 23일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조명(샹들리에) 설치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한 A씨(본보 27일자 보도)가 2달 가까이 하루 17시간 가량 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작비 절감에 따른 열악한 노동환경 등 방송계의 고질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씨가 속한 회사 MBC아트 관계자들은 27일 서울 마포구 JS픽쳐스(CJ E&M 계열사, CJ E&M은 tvN을 운영) 사무실을 찾아 "제작사의 제작비 절감에 따른 열악한 환경과 갑을 관계 속 부당한 지시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JS픽쳐스는 ‘화유기’의 제작사다.

국내 드라마의 미술제작비는 보통 한 편당 4,000만~5,000만원이 책정된다. 25명 이상의 인건비와 자재비가 포함된 금액이다. 특히 JS픽쳐스는 ‘화유기’ 미술팀을 세트(인테리어), 소도구, 의상, 분장(미용) 4개로 쪼개서 계약해 제작비 절감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아트는 소도구팀만 계약했다. 이런 방식으로 JS픽쳐스가 40%까지 비용절감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트비용은 드라마 한 회당 100만원 미만이지만, 계약 방식에 따라 30만원 이하도 가능하다. 세트비용이 내려가니 하청업체는 값싸고 질 낮은 자재를 쓰게 되는 구조다. MBC아트 관계자는 "3m 높이의 얇은 천정합판 위에서 작업하던 A씨는 이를 지탱하던 부실한 자재(스프러스)가 부러지면서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제작비 절감은 강도 높은 장시간 노동으로도 이어졌다. MBC아트 관계자들에 따르면 A씨의 미술팀은 2개조로 나뉜 촬영팀을 위해 지난 10월부터 거의 매일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17시간 가량 일을 했다. 제1조 촬영팀의 촬영이 끝나면 곧바로 제2조 촬영팀의 촬영이 이어지면서 미술팀은 쉴 틈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아트는 "퇴근하려던 A씨가 촬영감독 B씨의 지시를 받고 비정규직 직원을 밀어내고 자신이 직접 (천정합판에) 올라갔다"며 "조명설치는 자사의 계약과는 무관한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MBC아트는 B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및 협박ㆍ강요 혐의사실로 이날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고발했다. 촬영감독 B씨는 "현장에서 업무는 협조하는 것이지 강제로 지시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A씨에게 조명 설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CJ E&M의 관리감독 책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CJ E&M은 tvN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로 활동하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한빛 PD 사연으로 방송 현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사회문제가 되자 지난 6월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천명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고용노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CJ E&M과 JS픽쳐스에 ‘화유기’ 작업중지명령을 내리고, 근로환경과 안전대책수립 현황 등을 즉시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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