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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일부 아파트 결로ㆍ곰팡이 피해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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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일부 아파트 결로ㆍ곰팡이 피해 아우성

입력
2017.01.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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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종시 1생활권 모 아파트에 세 들어 사는 A씨는 결로와 곰팡이 때문에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온 집안에 결로가 생기고, 이로 인해 곰팡이까지 끼기 때문이다. 인터넷 단자에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결로가 생겨 인터넷 장애까지 겪었다. A씨는 불안한 마음에 소화기를 안방에 놓고 자기까지 했다. 결로는 락스 등으로 제거해도 일주일만 지나면 또다시 생겼다. 신발장 속 검은 구두는 뿌옇게 곰팡이로 뒤덮여 있고, 방 구석과 바닥에도 곰팡이가 슬었다. 결로 때문에 집 현관문 도어락이 잠기지 않아 하루 종일 아예 집을 나가지 못한 적도 있다. AS를 받는 과정에서 이 아파트에서 같은 문제로 교체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A씨는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고 해 그렇게 했는데도 그때뿐이다. 겨울이라 환기를 자주하기도 힘들다”며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 들어 사는 게 다행이지 돈을 주고 샀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 끼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B씨는 드레스장 섀시에 물이 고일 정도로 결로가 생겨 수시로 닦아주고 있다. 안방 베란다 유수관 부분에는 곰팡이까지 피었다. B씨는 “건설사에 하자보수를 요구했는데 ‘환기하면 된다’고 해 정말 황당했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신도심 또 다른 아파트에 사는 C씨는 안방 드레스장 결로만 생각하면 화가 난다. 습기제거제를 놓으면 금방 물이 차서 수시로 갈아줘야 해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C씨는 결국 안방 드레스장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 신도심으로 전입 온 D씨의 집도 결로가 심하다. 벽에서 물이 흐르고, 곰팡이가 핀다. D씨는 “집 주인에게 말하니 빨래를 집에서 널어서 그런 거라며 제습기를 돌리라고 해 황당했다”며 “작년에 보수를 했는데도 벽폭포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은 가구를 벽에서 떼어놓고 보일러 종종 돌리고, 촛불을 자주 켜 놓고 산다”고 말했다.

세종시 신도심(행복도시)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이 결로와 곰팡이로 아우성을 치고 있다.

17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입주를 마친 단지에 대해 ‘하자 제로 TF’를 구성해 현장을 점검한 결과, 3개 단지에서 수백 건의 민원이 속출했다.

1생활권 모 아파트 단지는 전체 가구의 70%에 이르는 입주민들이 결로, 조경 문제 등으로 하자 보수 민원을 제기했다.

세종시 아파트 결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 첫마을 아파트 입주 후에는 겨울철이나 장마철마다 주민들이 결로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입주자들이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피켓과 현수막을 내걸고, 사업시행자와 시공사를 성토하기도 했다.

행복청은 이에 따라 2015년 하반기부터 공동주택 결로 방지를 위한 설계기준을 남부지방 기준에서 중부지방 기준으로 강화했다. 기준 강화에 따라 건설사는 벽체 접합부위나 난방설비가 있는 곳의 창호를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에 맞는 결로 방지 성능을 갖춰 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5년 이후 준공 승인한 아파트는 하자보수 민원이 크게 줄 것이라는 게 행복청의 설명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기준을 강화해 설계단계부터 하자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작년에 준공한 3생활권을 포함해 7~8개 단지를 대상으로 하자제로 TF팀을 가동할 예정이다. 입주민들의 민원을 신속히 또 원만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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