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5ㆍ토트넘)이 힘겨운 주전 경쟁 속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32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동료 해리 케인(34)의 힐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그물을 갈았다. 시즌 9호 골이자 리그 7호 골.
시즌 9호 골은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다 골이다. 손흥민은 박지성(36ㆍ은퇴)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뛰던 2014~15시즌 기록한 8골(정규리그 5골)과 기성용(28ㆍ스완지 시티)이 2010~11시즌 작성한 8골(정규리그 8골) 기록을 넘어섰다. 정규리그 7호 골을 수확한 손흥민은 또 기성용이 보유한 아시아선수 EPL 최다 득점인 8골에도 1골 차로 다가섰다.
EPL에서는 호주 출신의 팀 케이힐(38)이 2004~05시즌에 12골(정규리그 11골+FA컵 1골)을 넣은 적이 있다. 호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이지만 선수를 아시아 출신으로 분류하기는 무리가 있다.
팬들은 이날 경기를 보며 “손흥민이 동료 골키퍼 위고 요리스(31)를 살렸다”고 입을 모은다. 요리스는 강호 맨시티를 상대로 전반에 눈부신 선방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 들어 집중력을 잃으며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남발했다. 후반 4분에는 상대의 긴 패스를 페널티 박스 밖에서 머리로 걷어내려다 맨시티 르로이 사네(21)에게 선제골을 헌납했고 5분 뒤 평범한 오른쪽 크로스를 빠트려 두 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토트넘은 후반 13반 델레 알리(21)가 헤딩골로 추격에 나섰고, 손흥민이 동점골을 넣으며 가까스로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토트넘은 13승7무2패(승점 46)로 EPL 2위를 지켰다.
손흥민은 최근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토트넘은 작년 12월 11일 맨유전(0-1) 패배 이후 7연승을 달렸지만 손흥민은 이 기간 두 경기만 선발로 나서고 나머지는 모두 후반 막판 교체였다. 손흥민이 골 맛을 본 건 지난 9일 FA컵 애스턴 빌라전 이후 두 경기 만이다. EPL에서 골을 기록한 건 지난해 12월 29일 사우스햄턴전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페이스북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 항상 골을 넣는 것은 특별한 순간이다”며 “맨시티에 1-2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은 만큼 정말 특별하다. 특별한 기억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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