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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 일본 옴진리교 분파 활개…SNS 통해 포교 활동도

입력
2017.11.26 15: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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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꿔 젊은층 공략

日 당국, 관찰처분 연장 추진

교주 넷째 딸 “부녀 연 끊겠다”

옴진리교 신도가 교주 아사하라 쇼코 사진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뉴스1
옴진리교 신도가 교주 아사하라 쇼코 사진 앞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뉴스1

22년 전 일본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로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고 간 옴진리교가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일본 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 공안조사청은 지난 20일 옴진리교 추종자들이 ‘아레후(히브리어의 알파벳 첫 글자)’ ‘히카리노와(빛의 고리)’ 등으로 간판만 바꾼 채 포교 활동을 하고 있다며 관찰처분 조치의 연장을 요청했다. 이번엔 아레후에서 분파한 새 단체까지 생겨났기 때문이다.

관찰처분은 옴진리교 사건에 따라 1999년에 시행된 단체규제법에 근거한 것으로, 대상단체를 공안조사청의 감시하에 두고 3개월마다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관찰처분이 내려지면 경찰관이 시설에 출입해 조사할 수 있으며 처분 기간은 최장 3년이지만 필요성이 인정되면 연장된다. 내년 1월 말로 기한이 만료돼 공안심사위원회에 관찰처분 연장을 요청한 것이다.

옴진리교 분파들은 일본 내 15개 도도부현(都道府縣ㆍ광역자치단체)에서 34개 시설을 두고 신자 1,650명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교주였던 사형수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ㆍ62ㆍ본명 마쓰모토 지즈오)가 복역 중인 도쿄 구치소 주위를 도는 ‘성지순례’를 하거나 아사하라의 어록을 담은 초등학생용 교재를 편찬하기까지 한다. 이번엔 ‘야마다집단’이란 새 분파가 결성돼 가나자와(金澤)시에서 30명이 활동 중인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

이들은 사회생활에서 보람을 찾지 못한 채 무력감에 빠진 젊은 층을 포섭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름을 숨긴 채 인터넷 커뮤니티나 요가 교실로 가장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입 권유 활동을 한 뒤 사람이 모이고 신뢰가 쌓이면 교리를 전파하는 식이다. 최근 일본 젊은이 중엔 1995년 3월 발생한 옴진리교의 지하철 사린 테러(11명 사망ㆍ5,500명 중경상)를 모르는 경우도 있어 이름만 듣고는 분별하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옴진리교 분파는 최대 거점인 삿포로(札幌)시에 그치지 않고 해외인 러시아에도 손을 뻗어 460명의 신자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카가와 세메이(中川淸明) 공안조사청 장관은 이들에 대해 “살인을 권유하는 강령을 유지해 위험한 본질에 있어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교주 아사하라의 넷째 딸(28)이 지난 21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모에 상속인관계 폐지소송을 제기해 요코하마 가정법원에서 인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낳아준 은혜는 있지만 키워준 은혜는 없다. 부모의 연을 끊고 싶다”며 “(친부에 대한 사형은)당연히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3살 때부터 창문도 없는 방에 혼자 버려졌다”며 “매일 계란만 먹고 한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한번도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그저 교주일 뿐이었고 24시간 교주 관련 비디오테이프만 반복해 봤다”라며 “지금 남은 단체들도 폭력으로 지배하는 체질이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당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당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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