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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ㆍ차두리가 슈틸리케호 코칭스태프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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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ㆍ차두리가 슈틸리케호 코칭스태프로 사는 법

입력
2017.03.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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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왼쪽) 대표팀 코치와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지난 20일 팀 훈련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창샤=연합뉴스
설기현(왼쪽) 대표팀 코치와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지난 20일 팀 훈련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창샤=연합뉴스

슈틸리케호 스태프들은 요즘 설기현(38) 코치와 차두리(37) 전력분석관을 보며 “신혼부부 같다”고 농을 던진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둘이 내내 붙어 다니기 때문이다.

23일 중국(원정)-28일 시리아(홈)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ㆍ7차전은 새로 정비된 슈틸리케호 코칭스태프의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0월 차두리를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했다. 대표팀은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2-1로 이겼고, 차 분석관 합류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축구협회는 이어 지난 2월 설기현을 코치로 임명했다. 신태용(47) 코치가 U-20 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기면서 생긴 빈자리에 외국인 지도자를 수석코치로 데려오려다 여의치 않자 ‘국내파’ 설 코치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설기현, 차두리 모두 좋은 지도자가 될 자질을 갖췄지만 경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선수와 감독의 가교 역할을 하는 이른바 ‘맏형 리더십’ 역할도 겹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설 코치와 차 분석관은 최근 대표팀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이 2014년 9월 부임한 뒤 코칭스태프가 너무 자주 바뀌어 어수선하던 분위기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식사시간이 되면 가장 먼저 식당에 내려오는 사람이 설 코치와 차 분석관이다. 둘은 수시로 전술을 논의하고 비디오를 보며 연구에 몰두한다. 공격수 출신 설 코치는 공격수, 수비수 출신 차 분석관은 수비수와 면담하며 소통한다. 몇몇 고참 선수들은 아직도 코치나 분석관이라는 직함보다 “기현이 형” “두리 형”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따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1일 중국 창샤 현지 훈련 때 설 코치에게 휘슬을 넘겼다. 설 코치가 직접 공격 전술을 진두 지휘했고, 슈틸리케 감독은 멀리서 지켜봤다. 그만큼 신뢰한다는 의미다. 22일 훈련 때는 차 분석관이 끊임없이 “좋아” “잘 하고 있어”라고 소리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설 코치가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에서 선수로 뛸 때 한솥밥을 먹었던 김신욱(29ㆍ전북 현대)은 “가장 존경하는 선배가 설 코치였다. 울산에 있을 때 선수이면서도 전술적인 부분 등을 후배들에게 정확히 일러줬고 팀을 이끌어 가는 능력도 탁월했다. 좋은 지도자가 되실 거로 예상했는데 대표팀에 다시 만나 반갑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설 코치는 선수 때부터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을 들었다. 그는 영국 프로축구에서 뛸 때 글렌 호들(60), 스티브 코펠(62), 로이 호지슨 등 많은 지도자 밑에서 다양한 전략을 익혔다. 울산과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에는 플레잉 코치나 다름 없었다. 성균관대 감독을 맡아 ‘강압’보다 ‘자율’적인 훈련으로 성과를 냈다.

주장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도 차 분석관에게 많이 의지한다. 둘은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셀틱에서 함께 뛰며 아주 가깝게 지냈다. 기성용은 “두리 형은 지금 대표팀 선수들과 생활을 많이 했다. 두리 형의 풍부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둘은 대표팀에서 주목 받기를 꺼려한다. 기자들이 잠시라도 말을 걸면 미소를 지으며 슬쩍 자리를 피한다. 뒤에서 돕는 일만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설 코치와 차 분석관 덕분에 요즘 팀 분위기가 최상이다”고 엄지를 들었다.

창샤=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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