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 번째 ‘반(反)이민’ 행정명령 발동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데 이어, 법무부의 이행지침도 그 효력이 중단됐다. 특히 이 판결을 내린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의도가 ‘무슬림(이슬람교도) 입국 금지’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미국 메릴랜드주 연방지방법원 테오도르 추앙 판사는 18일(현지시간) 시리아와 리비아, 이란, 예멘, 차드, 소말리아 등 이슬람 6개국 주민들에 대해 ‘미국 내 개인이나 기관과의 진실한 관계를 입증하지 못할 땐 입국을 금지한다’고 정한 행정부 이행지침의 효력을 멈추라고 판결했다. 그 동안 미 법무부는 ‘진실한 관계’의 범위를 조부모와 부모, 배우자, 자녀, 형제ㆍ자매, 사위(며느리) 등으로 규정하고 시행해 왔다.
이번 판결은 전날 하와이주 연방지법이 이미 6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여행금지 행정명령 발동을 중단시킨 뒤 나온 터라 실효성은 크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을 토대로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추앙 판사는 판결문에 “트럼프는 2015년 12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완전 차단하겠다’고 발언했고, 그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트럼프는 ‘무슬림 금지’를 반복적이고 노골적으로 말했으며, 이를 통해 그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왔다”고도 밝혔다.
앞서 하외이주 연방지법 데릭 왓슨 판사는 백악관의 행정명령에 대해 “국적에 따라 입국 여부를 차별한 위헌적 조치”라면서 그 발효를 중단시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의도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우 기자 wooki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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