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한반도 긴장 몰아넣는 北 ‘태양절’이 뭐길래

알림

한반도 긴장 몰아넣는 北 ‘태양절’이 뭐길래

입력
2017.04.15 09:13
0 0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과정에서 의미 잔뜩 부각

북한 최고 기념일… 대대적 행사로 경축 분위기

당일 도발은 없지만 축포 무력시위 가능성 여전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태양절·15일)을 하루 앞둔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태양절·15일)을 하루 앞둔 14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첫 번째 고비인 ‘태양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절인 15일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과 함께 ‘민족 최대 명절’로 치켜세우는 날이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날로, 당일을 포함해 이틀간 쉬며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연다. 김일성은 1912년 4월 15일 평양 만경대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태양절을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1662년부터다. 이때부터 임시공휴일로 정해져 1968년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 생일 기념의 이상의 의미는 아니었던 이 날은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후계구도가 이어지는 무렵인 1974년 4월에 북한에서 가장 큰 명절로 공식화됐다. 당시 중앙인민위원회는 “전체 조선인민의 한결 같은 염원과 충정의 마음을 담아 위대한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인류해방, 계급해방, 민족해방에 관한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이땅에 빛나게 실현하며 그 이께서 우리 혁명에 쌓아 올리신 업적을 길이 빛내기 위해 이날은 4ㆍ15절로 명명한다”면서 민족 최대 명절로 의미를 부여했다.

김일성이 사망한지 3년 뒤인 1997년 7월에는 아예 ‘태양절’로 명명했다. 김정일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유일 영도자’인 김일성의 우상화 작업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최대 명절인 만큼 행사도 국가적 차원에서 성대히 치른다. 전국의 모든 기관, 기업소, 단체들이 북한의 국기를 게양하고, 문화행사를 연다.

특히 5주년, 10주년이 되는 '꺾어지는 해'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자 김정은 체제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2년 4월 태양절에는 대규모 경축 열병식이 열렸고, 김정은이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라는 첫 공개 연설을 하기도 했다. 당일에는 최고지도자를 포함해 당정군의 핵심 인사들이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한다.

태양절 105주년인 이날도 과거 기념일과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김일성화 축전과 송화미술전람회 등이 개막했고,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 공연도 사흘 째 진행 중이다. 전날인 14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지구에서 여명거리 준공식을 열고 “여명거리 완공의 장쾌한 승전포성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 드리는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인 태양절을 더욱 환희롭게 장식하는 축포성”이라고 홍보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외국 취재진 200여명을 초청해 이를 취재하게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평양 미림비행장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와 장비를 집결시킨 것으로 알려져 대대적인 열병식을 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태양절 행사 중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등 무력 시위 여부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선 6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데다, 전날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전개에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한 공모 메시지를 보낸 만큼 이날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과거 태양절 당일 핵실험을 한 사례는 없어 강도 높은 도발보다는 ‘축포’ 형식의 미사일 도발이나 대규모 열병식 등을 통한 과시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주요 기념일 당일이 아닌 수일 전에 미사일을 쏜 경우가 많았다”면서 “지켜봐야겠지만 당일 고강도 도발 대신 열병식 등으로 수위 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