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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崔 앞에서 벌벌 기었다… 돈 220억 주면서도 지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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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崔 앞에서 벌벌 기었다… 돈 220억 주면서도 지시 받아”

입력
2016.12.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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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 최측근 박원오 前승마협 전무 檢 진술

특검, 삼성물산 합병 뇌물죄 입증에 자신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최순실이 갑, 삼성은 을"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31일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최씨의 모습.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최순실이 갑, 삼성은 을"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31일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선 최씨의 모습.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의 최측근 인사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삼성이 최씨 앞에만 서면 벌벌 기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최씨 딸 정유라(20)씨의 승마훈련 지원을 위해 최씨 소유의 독일 법인과 맺은 220억원대 계약이 ‘대가성 금전거래’였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검찰로부터 이 같은 진술내용이 포함된 수사기록 일체를 넘겨받아 분석한 결과, 삼성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입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박원오(66)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최씨와 삼성 간 계약의 실체와 관련해 매우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 정씨의 승마훈련 지도를 계기로 최씨 측근이 된 그는 정씨의 독일 전지훈련 계획을 삼성에 제안하는 등 최씨와 삼성 간의 ‘가교’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말 최씨의 독일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승마선수 훈련 지원 ▦말 구입비 지원 ▦컨설팅 등의 명목으로 총 220억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전무는 검찰에서 “돈을 지원하는 삼성이 ‘갑’이어야 하나, 오히려 최씨 측이 이런저런 지시를 했다”며 “갑을 관계가 뒤바뀐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특히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계약으로, 삼성이 최씨 앞에선 벌벌 기었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모녀에게 실제로 지원된 금액은 80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최씨와 박 대통령 등의 제3자 뇌물죄 수사를 해 오다 특검팀이 출범함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지 못한 채 사건을 넘겼다.

특검은 해당 계약의 불공정성에 주목, 삼성이 그룹 현안에 대한 도움을 바라고 비선실세인 최씨, 나아가 박 대통령에게 사실상의 뇌물을 건넨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건에서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자문업체 두 곳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 삼성 오너 일가에 유리하도록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한 대가성 계약이라는 것이다. 최씨 측과의 220억원대 계약은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도 보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검찰 수사단계에서 이미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급)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승마협회장)의 혐의는 입증된 것으로 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처리 문제가 특검 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최근 이 부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조만간 본격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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