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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선 보이콧한 야당후보 “국가적 저항운동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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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선 보이콧한 야당후보 “국가적 저항운동 하자”

입력
2017.11.0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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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라일라 오딩가 국민수퍼동맹(NASA) 대표가 지난 26일 있었던 대선 재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나이로비=EPA 연합뉴스
10월 31일 라일라 오딩가 국민수퍼동맹(NASA) 대표가 지난 26일 있었던 대선 재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나이로비=EPA 연합뉴스

선거 부정 의혹과 재선거, 유혈 충돌로 이어진 케냐 대통령 선거가 결국 우후루 케냐타 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마무리됐지만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는 선거 결과를 “사기”라고 비판하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딩가는 케냐 독립선거관리위원회(IEBC)가 케냐타를 대선 승자로 선언한 지 하루 만인 지난 31일(현지시간) 자신이 이끄는 국민수퍼동맹(NASA)은 26일 재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선거는 인정돼서는 안된다. 선거를 웃음거리로 만들 것이고 케냐에서 앞으로 선거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재선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두 과대망상증 환자(케냐타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부통령)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꿈을 부수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오딩가는 “민주주의를 회복하자”며 시민사회가 ‘민중 의회’를 구성하고 ‘국가적 저항운동’을 이끌자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저항운동’을 조직할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30일 공개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케냐타 현 대통령은 재선거에서 98.2% 지지를 얻었으나 투표율은 38.8%에 그쳤다. 지난 선거에 79% 가까이 참여한 것과 대조된다. 저조한 투표율은 오딩가가 IEBC로부터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겠다는 확신을 받지 못했다며 출마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야권 성향 몇몇 운동가들은 투표를 방해하기도 했다.

IEBC의 와훌라 체부카티 위원장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정당성 있는 선거를 치렀다”며 만족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오딩가는 “저조한 투표는 불신임의 의미”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윌리엄 루토 현 부통령은 “야권이 배후에서 조직한 폭력으로 인해 투표율이 낮아졌다”고 책임을 NASA 쪽으로 돌렸다.

국제사회는 오딩가의 주장에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 분위기다. 케냐 대선 재선거를 참관한 아프리카 국가 지역기구 아프리카연합(AU)은 “선거 전반은 규정된 절차가 크게 준수됐다”며 “기술적인 문제점도 개선됐다”고 평가, 재선거 결과에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U는 케냐타 대통령과 오딩가가 대화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케냐는 지난 8월 8일 대선을 치렀지만 대선 직후 오딩가 후보와 NASA측이 선거 결과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케냐 대법원은 IEBC가 소명 자료를 내놓지 못하자 “불법과 부조리”를 이유로 8월 대선을 무효로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구 언론은 올해 대선에서 키쿠유족을 대표하는 케냐타 대통령과 루오족을 대표하는 오딩가 대표의 부족 간 대결구도가 펼쳐지면서 양측 경쟁이 과열됐고, 대선에서 패한 오딩가가 승복하지 않으면서 약 50여명이 숨지는 유혈 사태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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