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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아이’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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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아이’가 위험하다

입력
2017.05.1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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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조기경보통제기 전용 정비창 부실시공

1대 4500억 장비, 정비요원 압사 등 대형사고 우려

공사 참여자 “부실시공됐다” 국민신문고 제보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 위협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관계가 긴장감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공군 조기경보통제기(AWACS, Airborne Warning and Control System)의 전용 정비창이 심각한 부실공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전력차질은 물론 인원 장비의 대형사고가 우려된다.

‘피스아이(Peace Eye)’로 명명된 조기경보통제기는 꼬리 부분이 높아 일반 전투기 정비고 수리가 어렵자 공군이 기존의 수리창을 개조하는 과정에 설계도와 다른 부실공사를 벌였다는 주장이다.

공사 참여자 A씨(36ㆍ대구시 동구 율하동)는 3월22일 국민신문고에 “정비 격납고 지붕을 지탱하는 철골 고정용 앵카(철심)를 200㎜ 박도록 한 설계를 무시, 철제 빔 하나당 8개의 철심을 2개만 제대로 박고 나머지 6개는 50㎜ 이하로 시공돼 붕괴 위험이 있다”고 진정했다.

이 현장의 지붕 지탱 철골은 모두 4개. 각 기둥에서 6개가 형식적으로 꽂혀 총 24개가 부실공사였다는 것이다. 바로 앞에 있는 활주로에서 이착륙하는 전투기의 후폭풍과 진동을 견디지 못해 정비격납고가 무너질 수 있고, 사고 시 인명과 고가의 항공기 손해 등 대형사고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진정에서 부실시공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기둥 그라우팅제(철제심과 기둥 접착제) 투여 부위 콘크리트를 조금만 깨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가로50㎝ 세로30㎝ 가량 되는 콘크리트 기둥의 단면이 낡아 부서지는 데다 빼곡히 찬 철근이 드러나는 바람에 현장 근로자들이 더 이상의 작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대북 방공망의 첨병인 피스아이를 수리 점검할 수 있는 전용 정비창이 부실공사로 사고가 날 우려가 매우 높다는 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치다 국민신문고에 진정했다”며 “국가 차원의 철저한 조사로 대형사고를 막아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부실공사는 이뿐이 아니었다.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 소속된 피스아이 전용 정비고의 공식 명칭은 81정비창.

공군은 피스아이 제작자인 미국 보잉(Boeing)사의 정비기술 독점을 막고 비용절감을 줄일 목적으로 2015년 5월~2016년 10월까지 ’81창 정비격납고 리모델링공사’를 추진했다.

이 공사는 지은 지 40년 가량된 기존의 전투기 격납고 지붕 패널만 남긴 후 보잉737을 개조한 피스아이의 꼬리부분이 정비고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가로 세로 각 2m가량을 ‘ㄷ’형태로 오픈한 채 교체하는 데 방점을 뒀다. 이에 따라 군은 안전을 고려, 지붕 패널과 지지 트러스트를 자르거나 변형 등 손댈 수 없도록 설계를 했다. 그러나 공군은 이 대목도 설계를 무시한 채 메인 철골 중요 부위 4곳을 자른 후 접합하는 방식으로 시공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B씨(40ㆍ경북 경산시)는 “피스아이 전용 정비창 리모델링공사에 공군은 바른 시공을 위한 감독은 제대로 않고 공기에만 급급해 부실공사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군은 24일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를 벌였으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다 A씨의 진정에서 거론되지 않은 트러스트의 절단 후 접합 공사가 설계도와 달리 시공됐음에도 준공처리가 된 이유는 풀리지 않는 또 다른 의문이다.

공군은 취재기자에게 전문가 조사를 벌인 결과 ‘문제없다’란 답변을 했으나, 민원인 회신에는 설계와 다른 시공이 된 점과 추후 구조물에 이상이 생길 경우 건축구조전문가에게 재확인을 받으라는 점검자의 건의사항이 있었음을 시인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공군11전투비행단 관계자는 “81창 정비격납고 철구조물에 대한 전문가 진단결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고 하자가 발생됐다고 단정짓지 못해 시공사와 감독관에 대한 책임추궁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용태기자 kr88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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