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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기수파괴,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는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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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기수파괴,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는 김명수

입력
2017.09.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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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조직 다잡기 ‘1차 관문’

선배 대법관과 소통ㆍ지휘도 촉각

취임 직후부터 리더십 시험대에

국회 인사 청문회를 하루 앞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후 식사를 마친 후 서울 서초구 사법발전재단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오고 있다. 서재훈 기자
국회 인사 청문회를 하루 앞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후 식사를 마친 후 서울 서초구 사법발전재단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오고 있다. 서재훈 기자

우여곡절 끝에 ‘김명수호’ 사법부가 출범하게 됐지만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가 산적해 있다. 법원행정 경험도, 대법관 경력도 없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 김 후보자 리더십이 취임 직후부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우선 어수선한 조직 내 분위기를 어떻게 다잡느냐가 문제다. 지난 3월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개최한 학술행사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저지하려 했다는 의혹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진 뒤 법원은 내홍에 휩싸였다. 이 일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직했고, 법원행정처 컴퓨터를 열어 ‘법관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를 확인할지를 두고 판사들 사이 여론이 팽팽하게 대립해왔다. 김 후보자가 이와 관련해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법관 블랙리스트 등 이전 조사를)다시 한 번 살펴보고 추가조사가 필요한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원회가 이미 결론 내린 사안이라며 추가조사를 반대하는 법원 내 여론도 만만치 않아 ‘뜨거운 감자’를 얼마나 원만하게 다룰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수평적 소통과 의견 수렴을 강조하는 김 후보자의 평소 스타일로 볼 때 법원 내 의견을 폭넓게 모아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후보자는 진보성향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력도 있다. 법원 내 최대 학술단체이자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2대 회장을 지낸 이력도 있어 편향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법원 내 여론 수렴 방식에 대해 취임 직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초유의 기수 파괴 인사인데다 행정경험이 전무한 만큼 사법행정 능력을 증명해내는 것도 중요하다. 대법원장으로 취임하면 김 후보자는 당장 두 기수 선배인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장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것으로 행정업무를 시작한다. 대법원 규칙 개정 등 정기적으로 주요 사법행정 정책을 정하는 대법관회의에서도 의장 역할을 맡게 된다. 대법관회의에 참석하는 대법관 13명 가운데 9명이 김 후보자보다 선배다. 소장 판사들에게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는 김 후보자가 고위 법관들에게도 인정 받는 지도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사법부 신뢰를 회복할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도 과제다. 지난해 전ㆍ현직 부장판사가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 받는 등 대형 법조비리가 잇따라 사법부 신뢰도가 추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후보자가 얼마나 혁신적인 사법부 신뢰 회복 방안을 내놓을지도 평가 지표가 될 전망이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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