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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 中기자들에게 ‘기립박수’ 받은 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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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 中기자들에게 ‘기립박수’ 받은 리피

입력
2017.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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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리피(가운데) 중국대표팀 감독이 23일 한국을 누른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창샤=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마르첼로 리피(가운데) 중국대표팀 감독이 23일 한국을 누른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창샤=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마르첼로 리피(69) 중국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자 200여 명의 중국 기자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쳤다.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샤 허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7년 전도 똑같았다.

가오 홍보(51)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중국은 2010년 2월 일본에서 벌어진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을 3-0으로 완파했다. 32년 동안 철옹성처럼 이어져오던 공한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전까지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11무16패였다. 중국 축구 역사상 처음 ‘공한증’을 깬 가오 홍보 감독에게 당시에도 중국 취재진은 기립 박수를 보냈었다. 가오 홍보 감독이 물러나고 대신 지휘봉을 잡은 리피 감독이 두 번째로 한국에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도 오묘하다.

리피 감독은 이날 미소 띤 얼굴로 “중요한 경기였다. 반드시 승점 3을 따야 한다고 결심했고 경기 전에 큰 압박을 받았다.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내용이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오히려 카타르전(작년 11월 0-0 무)이 더 나았다. 선수들은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몇몇 선수들이 독감 증세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에는 이런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월드컵 진출 확률이 높아졌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비기거나 지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하지만 3점을 따면서 2위와 격차가 줄었다. 남은 경기를 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전날인 22일 공식 기자회견 때 중국 기자 한 명은 “창샤가 중국대표팀에 ‘궈주푸디(國足福地ㆍ행운의 땅)’라 불리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중국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8번 A매치를 치러 4승4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에 리피 감독은 “창샤에 오기 전에는 (그런 기록을) 몰랐다. 이번에 다시 증명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었다.

이날 진짜로 중국이 한국을 누르고 창샤에서 또 한 번 좋은 기억을 만들자 그 기자는 “여기가 궈주푸디가 맞는 것 같느냐”는 질문을 또 던졌다. 리피는 웃으며 “맞는 것 같다”고 답했고 또 한 번 기자들 사이에서 환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반면 리피 감독에 앞서 기자회견을 한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의 얼굴은 아주 어두웠다. 그는 “대표팀 책임자로서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해 팬과 취재진에게 죄송하다”며 “초반 20분은 힘들었지만 이후 우리 경기력이 살아난 시점에 실점해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이어 “부탁을 하나 드린다. 선수들에게는 너무 많은 비난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 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동점골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의욕이 부족하거나 열심히 뛰지 않은 선수는 없다”고 감쌌다.

한국은 최종예선 6경기 중 원정 성적이 1무2패에 그친다. 특히 원정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인정한다. 원정 무득점은 치명적이다. 공격수들만의 탓은 아니다. 원정에서 선수들이 좀 더 긴장하고 자신감이 떨어져서일 수 있다. 뭐가 문제인 지 더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

창샤=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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