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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군위군… 교육발전기금 중도해지 거액 손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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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군위군… 교육발전기금 중도해지 거액 손실 드러나

입력
2019.04.18 16:30
수정
2019.04.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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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공항 유치 찬반 대립 중에… 지역 주민 “진상 규명” 촉구 

그림 1군위군 전경. 권성우 기자
그림 1군위군 전경. 권성우 기자

경북 군위군이 140억의 군위군교육발전기금을 명확한 운용 원칙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 빈축을 산 가운데 거액의 예금을 중도 해지해 상당한 이자손실을 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군위군 등에 따르면 군위교육발전기금은 1999년부터 군위군과 지역주민, 출향인사 등을 통해 총280억원의 기금을 조성, 140억원을 서울학사 건립, 장학금 지급 등에 사용하고 140억이 남아 있다. 군은 이를 농협은행(군위군지부)에 12억8,000만원, 농협중앙회 회원조합 2곳에 각각 37억, 17억, A조합 18억, B금고 40억, 우체국 17억원 등 6개 금융기관에 분산예치하고 있다.

문제는 기금 예치에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자금을 예치한 금융기관의 지역사회기여도 등 정서적 평가는 물론 수익률과 같은 객관적 지표에도 맞지 않다는 비판여론이 비등하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군위축협에 예치한 20억원을 만기 전에 해지해 인출하는 바람에 거액의 이자손실이 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기예금을 중도해지하면 이자손실이 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군위군이 무슨 이유인지 만기를 몇 달 앞두고 전액 인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철저한 감사를 통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지역 금융권과 관가엔 대구통합신공항 유치에 부정적인 축산인이 조합에 대거 포함되어 있는 군위축협이 공항유치를 희망한 군위군에 밉보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군위군 관계자는 “오래 전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중도 해지했다면 어떤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며 군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군위군교육발전위회에서 중고교재학생장학금 항목에만 1인당 40여만원을 35명에게 지급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수십명에게 지급할 장학금이 증발해버린 셈이 된다.

예치 기준은 짐작할 수조차 없다. 자산이나 건전성, 이자율, 지역사회 기여도 등 어느 것 하나 부합하는 게 없다. 가장 많은 40억원을 유치한 B금고의 자산은 6개 금융기관 중 4위에 불과하고, B금고 예치 이율은 2.5%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같은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은 2개나 더 있다. 이들 2개 금융기관 중 한 곳은 자산 건전성 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훨씬 적은 기금을 유치하는데 그쳤다.

지역사회 기여도를 놓고 분석해도 기준이 가늠되지 않는다. 출자배당, 이용고배당, 회원 대학생 자녀 장학금, 조합원 환원사업비 등의 항목에서 회원농협 2곳은 각각 연간 11억과 6억원, 군위축협은 10억원을 썼지만, 기금 유치 규모는 2위, 4위 등이다. 40억원을 유치한 B금고와 17억원을 가져간 우체국은 복지사업비로 연간 300만원, 200만원을 지출하고 있을 뿐이다. 주민 김모(60)씨는 “소멸위기지역인 군위군에서 주민 등이 어렵게 모은 기금인 만큼 지역사회 기여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일각에선 군위군 금고인 농협은행에 교육발전기금까지 예치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위군의회 A의원은 “농협 군위군지부는 군예산 3,500억여원을 예치하는 만큼 교육발전기금은 양보하는 게 옳다”고 꼬집었다.

군위군 관계자는 예치 기준과 관련해 “기존 예치금 만기가 도래하면 합리적 기준을 세워 교육발전기금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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