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우리말 톺아보기] 성씨(姓氏)의 장단음

입력
2017.03.12 10:16
0 0

한국어에는 소리의 길이 즉 장단음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말들이 많이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사람의 ‘눈’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이름의 성씨에도 장단음이 있어 같은 한글 성씨라도 소리의 길이가 다른 경우가 많다.

먼저 김(金)씨 다음으로 많은 인구의 성씨인 이(李)씨는 길게 [이:]로 발음한다. 그러나 같은 한글 성씨지만 이(伊)씨와 이(異)씨는 짧게 [이]로 발음한다.

정(鄭)씨는 길게 [정:]으로 발음하지만 정(丁)씨는 짧게 [정]으로 발음한다. 그래서 정의화(鄭義和) 전 국회의장의 이름은 [정:의화]로 발음하고 정세균(丁世均) 현 국회의장의 이름은 [정세균]으로 발음한다.

조씨 성도 한자에 따라 소리의 길이가 다르다. 조(趙)씨는 장음으로 발음하지만 조(曺)씨는 단음으로 발음한다. 그래서 조선의 문신이자 의병장인 조헌(趙憲)은 [조:헌]으로 발음하고 조선 성리학의 거두인 남명 조식(曺植)은 [조식]으로 발음한다.

임씨의 경우도 임(林)씨와 임(任)씨의 소리 길이가 다르다. 임(林)씨는 짧게 발음하고 임(任)씨는 길게 발음한다. 그래서 조선 순조 때 우의정을 지낸 임한호(林漢浩)는 [임한호]로 발음하고 조선 중종 때 공조판서를 지낸 임유겸(任由謙)은 [임:유겸]으로 발음한다.

이외에 길게 장음으로 발음하는 성씨로 송(宋)씨, 심(沈)씨, 채(蔡)씨, 공(孔)씨, 변(卞)씨, 신(愼)씨, 마(馬)씨, 맹(孟)씨 등이 있다.

성씨는 혈족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유의 칭호인 만큼 성씨마다의 소리 길이를 정확히 구분해 발음해야 한다. 자기 이름을 제대로 말하기 위해 먼저 자기 성씨의 장단음부터 정확히 알고 발음하자.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