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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고민해 봅시다] 화상경마장 줄이려면 마사회 수익구조 바꿔야

입력
2017.06.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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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서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들이 시위를 진행하는 가운데 한 입장객이 서둘러 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혼잎 기자
17일 오전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서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들이 시위를 진행하는 가운데 한 입장객이 서둘러 걸음을 옮기고 있다. 전혼잎 기자

마권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설치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허가 및 승인 사안으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주민 100명 이상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주민 100명의 동의만 필요하다는데 갈등의 근본 원인이 있다. 심지어 같은 지역 내 이동일 경우에는 주민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설치는 이렇게 쉽지만 폐쇄는 어렵다. 현재 마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화상경마장 31개 중 15개의 경우는 임차한 건물이라 경기 부천의 사례처럼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지자체가 건물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폐쇄할 수 있다. 문제는 마사회 소유건물에 들어선 16개소다. 국무총리 산하 사행산업감독위원회(사감위)도 강제 이전 권한이 없다.

때문에 화상경마장의 이전(혹은 폐쇄)에는 의지를 지닌 제3자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마사회가 경마를 통한 수익사업보다 말 산업육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민생대책기구 을지로위원회에서 화상경마장 이슈를 맡은 김현권 의원은 “마사회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화상경마장 매출 비중이 약 70%를 차지하는 등 레저보다는 사행성 강화를 통한 매출액 증대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본장 중심의 운영체제를 통해 매출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화상경마장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감위는 2007년 마사회의 본장 대비 화상경마장의 매출을 2013년까지 50%미만으로 떨어트려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마사회는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왔다. 민주당이 화상경마장 관련 갈등 해소를 위해 올해 6월 진행한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마사회는 대전 월평동 지사는 폐쇄 의사를 밝혔으나, 용산에 대해서는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사회 측은 다만 용산 지사에 ‘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어떤 결과에도 수긍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했지만 조건 없는 폐쇄를 원하는 지역주민들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용산 화상경마장은 2014년 시범 운영 시에도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으나, 부정적 인식보다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평가결과가 나와 오히려 갈등을 키웠다. 정방 추방대책위 공동대표는 “환경영향평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단 의미나 다름없고, 당장 상황을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법적 규제 강화의 병행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용산 화상경마장의 경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폐쇄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주거지역과 학교 2㎞ 이내에는 화상경마장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같은 당 김해영 의원은 화상경마장 설치 및 이전 시 해당 시군구 19세 이상 주민의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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