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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레드라인’ 코 앞에서 잽 날린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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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레드라인’ 코 앞에서 잽 날린 北

입력
2017.04.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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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태양절 열병식선 무력 과시

ICBM 추정 미사일 공개하기도

핵 실험, ICBM 발사는 안 해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15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5일 김일성 105회 생일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 맞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당초 우려했던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는 없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과시하면서도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은 넘지 않는 신중한 대응에 그치면서, 정면 충돌양상으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는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하지만 북한이 16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방한에 맞춰 다시 미사일 발사에 나서는 등 도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25일 인민군 창건일 즈음이 4월 위기설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15일 대규모 열병식 행사를 CNN 등 서방 언론에 공개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열병식 행사에서 “전면전에는 전면전으로, 핵전쟁에는 핵타격전으로 맞서겠다”면서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특히 이날 행사에서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원통형 발사관에 담긴 채로 트레일러에 실어 처음 선보였다.

북한은 그러나 핵실험을 포함한 실제 도발에는 나서지 않았다. 열병식에서 전략 미사일을 잔뜩 공개한 것을 두고 군 당국은 당장의 행동보다는 잠재적인 공격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실험이든 ICBM 발사든, 미중 양국은 판을 크게 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간주하고 있어 북한이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빈슨 항모전단을 비롯한 역대 최대 규모의 미군 전력이 한반도 주변에 집결하고 6일 정상회담 이후 미중 양국이 쌍끌이로 북한을 거세게 압박하면서 북한이 말로만 협박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고비를 완전히 넘긴 것은 아니다. 우선 북한이 16일 펜스 미 부통령의 방한 이후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다. 펜스 부통령은 1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향해 재차 압박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따라서 북한이 지금처럼 강력한 대북압박에 밀려 기세에 눌려 있거나, 반발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 북한의 또 다른 기념일인 25일 인민군 창건일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는 30일 전후가 4월 한반도의 두 번째 고비로 꼽힌다.

북한이 펜스 부통령의 전용기가 이륙해 한반도로 향하던 16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도발에 나선 것도 예사롭지 않다. 발사 직후 폭발하긴 했지만 미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발사에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타격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이 직접 대응하지 않을 정도의 미사일 도발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위기설이 지속되는 가운데, 4월을 무사히 넘기더라도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 발사 카드는 살아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기술적 준비가 끝난데다, 김정은 위원장이 1월 신년사에서 ICBM을 강조한 만큼 북한이 아무 성과 없이 물러나긴 쉽지 않다. 미국이 중국에 주문한 대북 지렛대의 역할이 신통치 않거나, 북한이 바라는 미국과의 외교채널 가동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북한은 또 다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며 위기를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마냥 군사력을 총동원해 북한을 옥죌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북한은 언젠가 벌어질 미중 간의 틈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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