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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인구야!” 생산가능인구가 경제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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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인구야!” 생산가능인구가 경제 살린다

입력
2016.01.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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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노인 거리 스가모 상가 풍경.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노인 거리 스가모 상가 풍경.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

모타니 고스케 지음, 김영주 옮김

동아시아 발행ㆍ324쪽ㆍ1만,5000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는 빌 클린턴을 미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슬로건이다. 경기상승을 향한 유권자들의 답답함과 기대감을 파고든 이 문장은 1992년 그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를 누르고 대권을 거머쥐는 데 한몫 했다. 그런데 20여 년 뒤, 일본과 한국에서 전혀 다른 한탄이 이 압도적 슬로건을 대신하고 있다. 왜 이리 머리를 쥐어짜고 온갖 정책수단을 동원해봐도 경기침체가 계속되냐고? “바보야, 문제는 인구(人口)야!”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은 개선되지 않는 일본 경제상황의 근저에 인구문제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조목조목 분석하는 경제서다. 저자 모타니 고스케(藻谷浩介)는 일본총합연구소 조사부 주석연구원이자 일본정책투자은행 특임고문. “경제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경기(景氣)의 파도가 아니라 인구(人口)의 파도, 즉 생산가능인구, 현역세대의 수 증감”을 강조한 이 책은 일본에서 50만부가 팔렸고, 일본 출판계, 평론가, 기자 등이 뽑은 2011년 ‘신서대상(新書大賞) ’2위에 올랐다.

그는 “경기만 좋아지면 다 괜찮을 것”이라는 망상이 위기를 불렀다며, 통계를 통해 일본 내수부진, 현역세대 감소와 고령자의 급증, 정부와 기업, 은행의 늑장대처, 이어지는 잘못된 처방들에 대해 조목조목 분석한다.

1947~1949년 태어난 단카이세대(?塊世代ㆍ1차 베이비붐 세대)가 1970, 80년대에 이끈 고도성장은 수요의 상승으로 인한 단기적 현상이었지만, 건설업계 등의 막연한 낙관이 계속되며 주택의 과잉공급, 즉 거품이 생겼고 이런 인구 문제에 대한 간과가 전 분야의 거품, 침체를 불러 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이들이 여전히 “잘못된 처방들을 큰 소리로 떠들고 있다”며 “아시아 전체에서 시작될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고령 부유층에서 젊은 세대로의 자발적 소득 이전 ▦여성 취업과 경영 참가 촉진 ▦외국인 관광객 및 단기 체류객 유치 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일본을 닮아갈 가능성이 높은 나라”(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인 한국이 눈여겨봐야 할 지적이다.

“‘지금은 불경기니까 어쩔 수 없잖아’라는 변명이 기업사회에 버젓이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고용을 지켜주려는 움직임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극히 비현실적인 ‘경기대책은 정부의 일’이라는 사고가 만연해, 자기가 직접 소비해 금융자산을 지켜내려는 부유층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결과 판매는 일직선으로 곤두박질치고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모두가 서로의 목을 조르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셈이다.”(315쪽)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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