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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비디오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열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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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비디오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열광하다

입력
2017.07.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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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일기ㆍ일반인 실험카메라 등

가볍지만 완결성 있는 스토리로

10~30대 젊은층에게 큰 인기

유튜브ㆍ페북 등 영상 플랫폼 업체

짧은 영상 콘텐츠 모시기 경쟁

‘구독자 수 31만명, 조회수 9,500만건.’ 모바일 영상을 제작하는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 메이크어스가 유튜브에서 2015년 1월 본격 서비스한 온라인 채널 ‘딩고’가 2년 6개월만에 세운 기록이다. 유튜브는 조회수 1,000건당 2달러 수준의 광고 수익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약 2억2,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플랫폼 광고 수익과 협찬 등까지 감안하면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딩고에서는 자취생의 현실적인 하루를 생생하게 담은 시트콤 ‘자취일기’, 일반인 대상 실험 카메라로 감동을 전하는 '세상의 온도’ 등 약 5분 분량의 영상에 사랑, 우정, 감동과 웃음을 담아 서비스하고 있다.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익숙한 사용자에겐 다소 낯선 콘텐츠이지만, 길어야 15분을 넘기지 않는 짧은 영상에 울고 웃는 이들이 늘고 있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TV 등 주요 영상 플랫폼 사업자들이 5~15분 분량의 짧은 ‘동영상 웹콘텐츠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영상 웹콘텐츠들은 방송이나 영화의 주요 장면만 툭 잘라놓은 ‘클립영상’에 머물렀지만, 최근 한 편의 스토리를 온전히 담아내는 웹드라마, 웹예능 등으로 발전하면서 10~30대 젊은 사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미국에서는 ‘스낵컬처’라는 말이 등장했다. 원래는 유통 단계를 대폭 축소시켜 빠른 상품 회전을 특징으로 하는 제조ㆍ유통일괄형(SPA) 패션 브랜드의 특성을 가리키는 용어였지만, 점차 가볍게 꺼내 먹는 과자처럼 언제 어디서나 자투리 시간에 편하게 즐기는 문화로 개념이 확대됐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초고속 무선통신의 발전으로 모바일 영상 분야에도 스낵컬처가 확산되면서 짧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스낵비디오’ 전성시대가 열렸다.

‘딩고’를 운영하는 메이크어스를 비롯해 칠십이초, 와이낫미디어, 모비딕 등이 대표적인 국내 스낵비디오 제작사들이다. 이들이 겨냥하는 시청자들은 쇼핑부터 오락, 심지어 학습까지 스마트폰 안에서 해결하고 특히 이동 중에 영상을 즐기는 데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다. 처음 사회에 발 디딘 인턴들의 짝사랑, 치열한 사회를 버텨내는 청춘 이야기 등을 다룬 드라마 등을 제작한다. TV와 달리 제약이 적어 신선한 내용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담아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벼운 내용을 담지만, 품질이 떨어지진 않는다. 서권석 칠십이초 콘텐츠사업본부장은 “2~3분짜리 드라마 8부작을 만드는데 5개월이 넘게 걸린다”며 “캐릭터와 스토리가 잘 짜인 영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호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정 시청자 층이 두터워 지면서 최근에는 15분까지 분량이 늘어나고, 실시간 방송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스낵비디오’도 등장했다.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성장성도 높다. 박재용 모비딕 모바일제작사업팀장은 “해외 시청자들이 스스로 번역본을 올려 공유하기도 한다”며 “글로벌 콘텐츠 유통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국내 인기 스낵비디오들을 제작하고 있는 장준연(앞줄 왼쪽) 메이크어스 콘텐츠사업본부장, 서권석(뒷줄 왼쪽) 칠십이초 콘텐츠사업본부장, 임희준(뒷줄 오른쪽) 와이낫미디어 운영총괄이사, 박재용 모비딕 모바일제작사업팀장. 유튜브 제공
국내 인기 스낵비디오들을 제작하고 있는 장준연(앞줄 왼쪽) 메이크어스 콘텐츠사업본부장, 서권석(뒷줄 왼쪽) 칠십이초 콘텐츠사업본부장, 임희준(뒷줄 오른쪽) 와이낫미디어 운영총괄이사, 박재용 모비딕 모바일제작사업팀장. 유튜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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