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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초대석> 윤미숙 전남도 섬 가꾸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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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초대석> 윤미숙 전남도 섬 가꾸기 전문위원

입력
2017.05.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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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까지 24개 섬 재생

섬은 치유이자 힐링의 공간

“섬가꾸기 사업 전망 밝아”

윤미숙 전남도 전문위원이 최근 청산도에서 “섬 가꾸기 사업은 섬의 숨은 매력을 어떻게 이끌어 내는 지가 관건” 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제공
윤미숙 전남도 전문위원이 최근 청산도에서 “섬 가꾸기 사업은 섬의 숨은 매력을 어떻게 이끌어 내는 지가 관건” 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제공

전남 서해안에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들. 석양 노을이 비치면 마치 은쟁반 위의 보석처럼 반짝인다. 천혜의 풍광과 해산물, 때묻지 않은 인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남도의 섬은 시쳇말로 로망의 공간이다. 도시의 삶과 대비되는 그 곳에 문화와 역사까지 더해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윤미숙(55) 전남도 섬 가꾸기 전문위원을 만나봤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은?

“전남도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사업비 2,633억원을 들여 24개 섬의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섬 문화를 발굴하는 등 ‘살고 싶고, 가고 싶은 섬’을 만드는 것이 골자다. 읍면 소재지가 아닌 주민 50인 이하의 작은 섬 당 40억원을 들여 마을식당과 카페, 민박시설을 단장하고 무료 와이파이존을 설치하는 등 ‘섬 고도화 사업’을 펼친다.”

-이 사업의 의미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행 중인 ‘섬 재생사업’이다. 전남은 너른 갯벌과 섬이 많은 지리적 특성이 있다. 이를 비교우위의 자산으로 십분 활용해 생태여행의 요람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육지 여행지 대부분은 난개발 수준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섬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어 이에 응답하는 딱 알맞은 사업이라고 본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강진군 ‘가우도’가 사업을 마무리 지었다. 가우도는 ‘걷는 섬’을 주제로 육지에서 가우도를 잇는 출렁다리를 걸어 섬 둘레를 산책할 수 있도록 가꿨다. 올해까지 2가구 5명이 귀어했고 식당과 카페 운영, 특산품인 황가오리빵 판매로 2억7,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자리도 15개나 생겼다.

이달 13일에는 연분홍 치마를 연상시키는 고흥 ‘연홍도’가 열린다. 연홍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이다. 지난해부터 전국에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업 과정에서 힘든 점은?

“주민들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조사와 기획, 실행, 교육에 이르기까지 매우 치밀하고 친절하게 관여해야 하고 갈등관리를 통해 주민들간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주민들은 자주 안 온다고 기다리는데 현재 사업 대상지인 10개 섬을 다 돌다 보면 날씨 영향 때문에 한 달에 한번 가기 힘들 때도 있다. 주민들께 죄송할 따름이다.”

-전남 섬의 매력은?

“섬은 다 다르다. 한 곳도 같은 곳이 없다는 게 매력이다. 개발의 손길이 타지 않은 섬들이 사업 대상지여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화장을 한 듯 안 한 듯 숨은 매력을 이끌어 내는 게 관건이다. 그래서 섬마다 추구하는 컨셉트가 다르다. 완도군 소안도의 대봉산 둘레길을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힐링이 저절로 된다.”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해마다 2개 섬을 공모하는데 20여개 이상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도시 젊은이들이 섬에 뭔가 할 일이 생겨서 섬으로 돌아오는 인구가 한 가구, 두 가구 늘어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매물로 나와있던 빈집에 사람소리가 들릴 때 기분이 좋다. 이제 섬은 떠나는 곳이 아니라 돌아오는 곳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섬 가꾸기 사업 전망은?

“최후의 생태여행지는 섬이다. 도시가 전쟁터라면 섬은 안식과 위안의 공간이다. 전남의 섬은 힐링과 웰빙의 시대에 걸맞은 곳이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최고는 역시 먹거리다. 바다와 텃밭이 차려주는 섬 밥상은 계절마다, 날마다 다르다. 섬 밥상은 그릇 빼고는 다 섬에서 생산되는 것들로만 차려진다.”

윤 씨는 “해변을 걷고 갯벌과 해풍이 길러낸 맛있는 밥상을 받고, 파도소리와 함께 잠들다 보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물방울처럼 녹아 흩어진다”고 자랑했다. “남도의 섬들은 낭만과 치유의 공간으로 국민 누구나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곳이다. 섬 가꾸기 사업의 전망이 밝은 이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씨는 경남 거제도에서 태어나 고향과 통영에서 환경운동과 마을 만들기 활동을 했다.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과 화석에너지 제로섬, 강구안 푸른골목만들기 등을 연달아 성공시킨 마을재생 전문가다. 2015년 4월부터 전남도 5급 상당의 섬 가꾸기 전문위원으로 근무 중이다.

무안=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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