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드 배치로 한국은 무엇을 얻을까

알림

사드 배치로 한국은 무엇을 얻을까

입력
2016.07.09 04:40
0 0

北 미사일 공격 ‘중첩 방어’ 가능해져

국민 안전-주한미군 안정적 주둔 여건 보장

美 차기 정부에 유화 신호도 보낼 수 있어

中 반발 극복 가능할지는 의문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오른쪽)과 토머스 벤달 미8군사령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오른쪽)과 토머스 벤달 미8군사령관이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발표하면서 앞세운 명분은 군사적 효용성이다.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중첩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치적으로도 얻을 게 많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미 공동실무단을 구성한 이후 잠잠하던 사드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달 22일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다. 당시 무수단은 400여㎞를 날아가 ‘발사 성공’으로 평가 받았고, 고도 1,400㎞까지 솟구치는 고각 발사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대응수단으로 사드가 부상했다. 미사일이 높이 올라가면 내려오면서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요격고도가 15~40㎞에 불과한 기존의 요격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방어가 불가능하다. 반면 사드는 고도 40~150㎞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령 괌의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으로 남한을 겨냥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어쨌든 무수단 발사가 성공하면서 사드가 대응수단으로 부각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정부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안보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효과가 있다. 여러 방식으로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한 일본과 달리, 우리 군은 그 동안 이렇다 할 요격체계를 갖추지 못한 게 사실이다.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나 중거리요격미사일(M-SAM), 장거리요격미사일(L-SAM) 모두 전력화시기가 2020년대 이후로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 사드가 배치되면 주한미군에게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보장해줄 수 있다. 사드는 2014년 6월 당시 커티스 스카파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배치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지난 2년간 갖가지 논란이 가시지 않은 무기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주한미군은 북한의 온갖 탄도미사일 위협에 놓여있는데, 확실한 보호망이 없으면 더 이상 주둔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자연히 사드 배치로 정부는 한미동맹을 한층 굳건한 단계로 발전시킬 디딤돌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뿐만 아니라, 올 11월 대선 이후 미국의 차기 정부를 향해 “한국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일 양국이 제기하는 ‘중국 경사론’을 불식하면서, 대북압박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가운데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이 우리가 대미외교에서 불리하지 않은 입장으로 갈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사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모든 책임을 북한으로 돌리기 위해 사드를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저버릴 정도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