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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의 메카? 82만명 찾은 장충체육관 어떻게 탈바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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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의 메카? 82만명 찾은 장충체육관 어떻게 탈바꿈했나

입력
2018.01.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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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장충체육관/사진=서울시설공단

밤이 깊은 시간 많은 10대 청소년 및 20대 여성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곧 구단 버스에 탑승하려는 선수들이 나오면 팬들이 몰려들어 사진촬영을 하고 때론 살갑게 담소를 나누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짧은 찰나이지만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의 순간으로 남는다.

오랜 세월 배구의 메카로 상징되는 장충체육관에서 프로배구 V리그 야간 경기가 펼쳐지는 날이면 으레 연출되는 광경이다.

그러나 장충체육관이 배구만을 위한 장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프로배구가 여전히 효자 노릇을 하지만 이를 넘어 문화ㆍ생활체육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해 서울 시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재개장해 17일 3주년을 맞은 장충체육관이 3년 만에 82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은 비결이다.

장충체육관은 지난 1962년 12월 31일 서울 중구 장충동2가 자리에 준공됐다. 서울시가 1959년 육군체육관을 인수한 뒤 1960년 3월 16일 착공해 약 2년간의 공사 후 국내 첫 다목적체육관을 만들었다. 야간이나 겨울에도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실내 경기장으로 각광을 받았다.

장충체육관에서는 프로레슬링도 열려 당시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던 김일과 장영철을 탄생시켰다. 1966년 사상 최초의 한국인 세계 복싱 챔피언 김기수가 탄생한 곳도 여기였다. 장충체육관은 정치 행사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로 권력을 연장했고 군부를 동원해 권력을 잡은 전두환 씨도 1980년 이른바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여러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너도나도 체육관을 지으면서 장충체육관의 가치는 떨어졌다. 때마침 1959년 개장한 아마 야구의 상징 동대문구장이 허물어지면서 장충체육관도 한때 존폐의 위기로 내몰렸으나 서울시는 50년만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낙후된 시설을 보수하며 새로운 장충 시대를 열었다.

2015년 1월 17일 체육ㆍ문화 복합공간으로 재개관한 장충체육관은 지난 3년간 성공적인 길을 걸었다는 평가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3주년을 맞은 장충체육관이 누적관객 82만2,000명을 기록했다. 배구ㆍ농구ㆍ핸드볼 등 기존의 실내 스포츠경기뿐 아니라 문화공연에 특화된 최첨단 시설을 갖춰 뮤지컬ㆍ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도 가능하게 탈바꿈한 덕분이다.

3년간 배구 76회를 비롯해 자선축구대회, 이종격투기, 탁구대회 등의 스포츠 경기가 총 107회 펼쳐졌고 색소폰 연주자 케니지의 내한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행사도 61회나 개최됐다. 86회의 일반 행사를 포함하면 총 254회의 이벤트가 699일간 진행됐다.

주체육관 외의 공간 활용 용도는 서울 시민들의 복지 및 건강 증진과 직결돼 주목해볼 만하다. 지하에 위치한 보조체육관은 아마배구리그, 소규모 체육대회, 동호회 생활체육 활동에 이용되면서 3년간 1,451회에 걸쳐 약 4만7,000명의 시민들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2월에 문을 연 다목적실은 피트니스, 댄스연습 등 생활체육과 문화체험공간으로 활용돼 총 1,078회 동안 약 2만9,000명이 방문했다. 이밖에 장충체육관은 2016년 4월부터 매주 화요일 65세 이상 시민들을 대상으로 밸런스 운동교실과 튼튼 관절 운동교실 등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공단 측은 “현재까지 약 3,200여 명의 시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50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 장충체육관은 3년간 스포츠와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유치하며 성황리에 운영 중”이라며 “앞으로도 장충체육관이 서울의 대표 문화ㆍ체육 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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