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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5.12 04:40

[아하! 생태] 소가 먹는 봄나물 따라 먹었다간…

등록 : 2018.05.12 04:40

잘못된 민간 구별법 주의해야

꽃이 피기 전 싹 돋아날 땐

산나물과 독초 구분 어려워

고사리에도 소량의 독성 성분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 먹고

날로 먹는 참나물 돌나물도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씻어야

도심 하천 도로변의 나물엔

깨끗이 씻어도 중금속 남아 있어

날씨가 한결 포근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격적인 야외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봄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봄의 불청객이라 불리는 춘곤증 등을 쉽게 느끼기 때문에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활발한 활동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영양 섭취가 필요합니다. 특히, 봄에는 비타민 소모량이 겨울보다 3~5배 증가해 비타민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식물이 자체적으로 비타민을 합성하는 것과 달리 인간은 음식을 통해 비타민을 섭취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비타민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봄나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는 민간 방법을 신뢰하지만 식물도감 등을 통해 정확히 구분한 후 먹어야 한다. 국립생태원 제공

나물이라고 다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봄은 산나물을 본격적으로 채취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 중에 독초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삿갓나물’, ‘동의나물’ 등은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먹을 수 없는 식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독초를 산나물이나 약초로 잘못 알고 먹어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꽃이 피기 전 싹이 돋아날 시기에는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이맘때 산나물을 채취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벚꽃놀이, 야유회 등 나들이와 야외활동이 많은 봄철은 식중독 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적절한 식품 보관ㆍ섭취 등 식중독 예방 요령과 함께 산나물 섭취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식중독 환자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식중독 환자 수의 평균 38%가 나들이철인 4~6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물, 장아찌로 먹을 수 있는 우산나물. 국립생태원 제공

봄에 나는 새순에는 독성이 없다? NO!

봄에 나는 새순은 독이 없기 때문에 생으로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제법 있습니다. 그러나 식용 봄나물 중에도 소량의 독성을 함유하고 있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고사리, 원추리, 두릅, 냉이 등의 식물에는 소량의 독성이 있기 때문에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설사,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데쳐야 합니다.

주로 날것으로 먹는 참나물, 돌나물 등 봄나물도 조리하기 전에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어 식중독균이나 잔류농약을 없애고 먹어야 합니다. 특히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콜히친이란 독 성분이 강해지므로 반드시 어린 순만을 섭취하여야 하며,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후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조리하여야 합니다.

도시에서 자라는 나물류는 중금속 오염 우려도 있습니다. 지난해 식약처가 도심 하천변과 도로변 등에서 쑥, 냉이, 달래 등 야생 봄나물을 채취해 중금속 오염도를 실시한 결과, 9.8%에서 농산물 중금속 허용기준보다 높은 납과 카드늄이 검출됐습니다. 도심 하천변이나 도로변 등 중금속 우려지역에서 자라는 봄나물은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중금속이 남아 있을 수 있기에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잎이 연녹색으로 부드러운 머위. 국립생태원 제공

일반인들의 산나물과 독초 구별법은 맞나

식물의 줄기를 꺾었을 때 노란색, 붉은색 등 즙이 나오면 독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는 민간 방법을 의외로 신뢰합니다. 예를 들어 독초는 생김새나 빛깔, 냄새 등에서 불쾌감을 주지만 나물은 잎이나 줄기를 따서 냄새를 맡아보면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소(牛)는 색맹이기 때문에 풀을 먹을 때 냄새를 맡아 보고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한다며, 소가 먹는 식물은 사람도 먹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또한, 벌레가 잎을 먹는다는 것은 사람도 먹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식물의 잎에 벌레 먹은 흔적이 있다면 먹을 수 있는 식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식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소가 먹는 풀 중에도 사람이 먹을 수 없는 풀이 있습니다. 꽃이나 잎의 색깔과 모양을 보아서 독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신뢰할 수 없는 민간의 구별법 대신 독초와 산나물을 식물도감 등으로 정확히 파악해 구별하고, 식용으로 안전한지 여부를 충분히 확인한 후에 섭취하길 권장합니다.

식물 전체에서 강한 마늘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인 산마늘. 명이나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닮은꼴로 구별하기 힘든 독초, 간단한 구별법

산에서 나는 나물 중 산마늘(명이나물)은 울릉도에서 유명한 특산물 중 하나입니다. 그런 탓에 매년 봄이 되면 무리한 산마늘 채취에 따른 인명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합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15명(2011년 3명, 2012년 4명, 2013년 3명, 2014년 4명, 2016년 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처럼 사망사고가 잦은 것은 해마다 산마늘이 비싸게 팔리면서 채취에 나선 주민들이 급경사의 험준한 곳까지 가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강원도에서는 독초인 자리공을 도라지인 줄 알고 먹는 등 봄나물 채취 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기에 채취를 위한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모양이 닮아서 구별하기 힘든 독초와 산나물을 구별하는 방법입니다.

▦산마늘과 박새

산마늘과 박새는 같은 국화과(科)로 생김새는 얼핏 보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합니다. 명이나물로 잘 알려진 산마늘은 식물 전체에서 강한 마늘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며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나물 중 하나입니다. 산마늘은 잎이 2~3장 달리는 반면 박새의 잎은 여러 장 촘촘히 어긋나게 달리고 잎 아랫부분은 줄기를 감싸고 있습니다. 박새가 산마늘보다 잎이 길고 잎의 주름이 뚜렷하여 구별할 수 있습니다.

향이 없는 동의나물(오른쪽)은 향이 있는 곰취와 잎 모양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 국립생태원 제공

▦곰취와 동의나물

곰이 먹는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곰취는 향이 좋은 반면 동의나물에는 별다른 향이 없습니다. 꽃은 전혀 다르게 생겼지만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잎은 너무도 닮아서 혼동하기 쉬운 식물입니다. 잎이 부드럽고 가는 털이 있는 곰취와는 달리 동의나물의 잎은 두껍고 털이 없으며 광택이 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곰취는 서늘한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반면 동의나물은 물이 있는 곳을 선호하는 식물로 자생지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산나물과 삿갓나물

‘우산나물’은 국화과(科), ‘삿갓나물’은 백합과(科)이지만 이 둘은 닮은 듯 아니 닮아있습니다. 우산나물은 새순을 나물, 장아찌로 먹는 반면 삿갓나물은 독성이 강한 식물입니다. 우산나물은 잎이 우산처럼 퍼져서 자라며 가장자리가 깊게 2열로 갈라진 것이 특징인 반면 삿갓나물은 줄기 끝에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은 잎이 6~8장 돌려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머위와 털머위

머위는 잎이 연녹색으로 부드러우며 윤기와 털이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에 잎이 머위와 비슷하고 털이 많이 나 있는 털머위의 잎은 짙은 녹색이며 두껍고 표면에 윤기가 있습니다. 털머위의 꽃은 9~10월에 노란색으로 피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합니다.

▦삼지구엽초와 꿩의다리

어떤 집에 가면 삼지구엽초 대신 꿩의다리로 술을 담가놓은 집이 있을 정도로 이 둘은 유사한 식물입니다. 꿩의 다리도 잎, 줄기 등을 식용 및 약용으로 이용하지만 성숙한 개체에는 독성이 있습니다. 고산지대를 선호하는 삼지구엽초의 잎 가장자리는 털 같은 잔톱니가 있는 반면 꿩의다리의 잎은 작고 3~4개로 갈라지며 끝이 둥근 모양입니다.

짙은 녹색이며 두껍고 표면에 윤기가 있는 털머위. 국립생태원 제공

임산물 불법 채취 안 돼요!

산나물을 뜯을 때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봄에 많은 이들이 산이나 들로 채취하러 나갑니다. 산나물을 담을 바구니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지 산나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5월 말까지는 임산물 불법 채취와 입산행위 집중단속 기간입니다. 임산물 불법채취 시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입산통제구역에 입산한 경우에는 20만원 이하의 과태료 등의 처벌을 받게 되므로 주의할 것을 권합니다.

서동진 국립생태원 야외식물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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