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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최순실 게이트’ 홍역 ‘셀프 디스’

입력
2016.12.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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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연 중인 가수 싸이.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연 중인 가수 싸이.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제 기사엔 댓글이 똑같아요. 노래가 대박이 나도, ‘싸이가 ‘회오리 축구단’이라더라’는 기사가 나도 ‘이 새X 이럴 줄 알았어’라고 하더라고요.”

가수 싸이가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연 공연 ‘올나잇 스탠드 2016-싸드레날린’에서 ‘최순실 특혜 연예인’ 의혹에 휘말려 홍역을 치른 것을 자기비하적 유머로 에둘러 표현했다.

싸이는 “신곡을 발표하려다 늦췄다”는 말도 꺼냈다. 새 앨범 작업에 한창이던 싸이는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튄 지난 달,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녹화도 취소하며 컴백 일정을 미룬 바 있다. 당시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최순실 특혜 연예인’ 의혹을 전면 부인한 싸이는 “가끔은 대처를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말 같지도 않아 ‘아닌 줄 아시겠지’라는 이야기도 있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이어 “어지러운 시절”이란 말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쑥밭이 된 시국을 빗댄 뒤 “‘송구영신’이란 말이 있다. 옛 것을 버리고 새것을 맞이하는 2017년이 되길 바란다”는 말도 보탰다. 신곡 발표에 대한 운도 띄웠다. 싸이는 “내년 연초에 신나실 준비가 됐다면 신곡 바로 공개하겠다”고 해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이날 싸이의 공연은 4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됐다. 연말이면 밤을 새는 특별 공연을 여는 싸이는 ‘챔피언’을 시작으로 ‘새’, ‘젠틀맨’, ‘강남스타일’, ‘낙원’, ‘예술이야’ 등 히트곡 퍼레이드로 성탄 전야를 뜨겁게 달궜다.

싸이의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여장 무대’다. 싸이는 박지윤의 ‘성인식’을 비롯해,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 등을 메들리로 선보여 관객들의 환호를 샀다. 게스트도 화려했다. 지난 해 연말에도 싸이의 공연에 게스트로 나왔던 가수 겸 배우 비는 올해에도 무대에 올라 싸이의 공연에 힘을 보탰다. 밴드 들국화 멤버인 전인권은 싸이가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를 때 깜짝 등장해 관객을 놀라게 했다.

‘강철 싸이’에게도 ‘밤샘 콘서트’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싸이는 하루 뒤인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다들 골병 났죠?”라고 팬들에 안부를 건넨 뒤 “링거 한 방 맞고 또 고객 맞으러 고척 가는 길”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의 공연은 24일에도 이어진다. 23일에는 2만 5,000여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도 공연장을 찾아 싸이의 음악을 즐겼다.

싸이의 공연을 다녀 온 관객들은 ‘공연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1eeeunje****), ‘돈 값 했다’(andy****), ‘’열정’이 뭔지 알게 됨’(mwdb****)등의 반응을 보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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