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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박경수 작가의 멜로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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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박경수 작가의 멜로는 다르다?

입력
2017.03.0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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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을 연출하는 이명우 PD. SBS 제공
‘귓속말’을 연출하는 이명우 PD. SBS 제공

“거칠어요. 선이 굵고요. 한 마디로 치명적인 멜로죠. 하지만 권력과 동떨어진 멜로는 아닙니다.”

SBS 드라마 ‘펀치’로 사회성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박경수 작가와 이명우 PD가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후속으로 27일 첫 방영되는 신작 ‘귓속말’에서 재회해 멜로에 “도전”한다.

8일 서울 목동 SBS 인근의 한 카페에서 간담회를 가진 이 PD는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두 남녀의 치명적 사랑으로 풀어내는 드라마”라고 ‘귓속말’을 소개했다. 멜로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결국 한국사회에 대한 탐구가 이 드라마의 지향점이라는 얘기다.

‘귓속말’은 법조인인 두 남녀가 법비(法匪)를 응징하는 이야기다. 주인공들은 적으로 만나 서로 필요에 의해 동지가 되고 다시 연인으로 발전해 간다. 배우 이보영과 이상윤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 이 PD는 “철저하게 멜로로 이야기를 풀어가되 일반적인 멜로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며 “세상에 이런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주인공들의 잘못된 만남부터가 파격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도 했다.

박 작가는 전작인 SBS ‘추적자’와 ‘황금의 제국’ ‘펀치’에서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정치 경제 사법 권력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이 작품들은 ‘권력 3부작’이라 불리며 크게 호평 받았다. ‘귓속말’도 그 연장선상에 놓인다. 이 PD는 “권력이라는 키워드가 전체 드라마를 지배하고 있다”며 “권력에 대한 욕망이 만들어낸 사건으로 인해 두 남녀가 얽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PD는 “사람이 인생을 살다 보면 한번쯤 그릇된 선택을 하게 된다. 중요한 건 그 이후에 다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느냐”라며 “이 드라마는 수많은 갈등과 유혹에 흔들린 주인공이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다”라고 부연했다.

제작진은 “진짜 같은 드라마”를 목표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드라마에 반영했다.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에도 영향을 받았다. 이 PD는 “전작 ‘펀치’에 정치인과 검찰, 고위 관료들의 권력 투쟁이 등장한다. 당시만 해도 드라마라 가능한 얘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보다 뉴스가 재미 있으니 어느 지점까지 드라마에 담아내야 하나 고민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 PD는 “시국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 사건들이 드라마에 나올 것”이라며 “극중 인물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들과 외모가 비슷한 배우들을 캐스팅했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목 ‘귓속말’의 의미도 남다르다.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소위 오피니언 리더라 불리며 여론을 주도하고 그들에게 권력이 주어지는 현실에서 그 반대편에 존재하는 작은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다. 이 PD는 “재미와 감동에 그치지 않고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다”며 “답답한 현실에 상처 받은 국민들이 희망과 치유의 힘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귓속말’의 주인공 이보영(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상윤 박세영 권율. SBS 제공
‘귓속말’의 주인공 이보영(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상윤 박세영 권율.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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