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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황하, 맑아졌지만... 생태계 영향 싸고 중국 갑론을박

입력
2017.11.05 16:3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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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강’ 이름 어울리지 않게

年 토사 이송량 6분의 1로 감소

“농업용수ㆍ식수 확보 기여” 평가에

“수만 년 이어온 균형 파괴” 비판도

황하 중류에 위치한 후커우폭포. 중국신문주간이 지난달에 촬영한 사진(왼쪽 사진)과 2000년대 초반에 촬영된 것이라며 한 네티즌이 웨이보에 올린 사진.
황하 중류에 위치한 후커우폭포. 중국신문주간이 지난달에 촬영한 사진(왼쪽 사진)과 2000년대 초반에 촬영된 것이라며 한 네티즌이 웨이보에 올린 사진.

누런 흙탕물로 상징되던 중국 제2의 강 황하(黃河)가 근래 들어 백년하청(百年河淸: 백년을 기다려도 맑아지지 않는다)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맑은 구간이 늘어나면서 논란이 한창이다. 계획적ㆍ적극적인 치수의 결과라는 긍정평가가 많지만 수만년간 이어져온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될 것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최근 논란의 불을 댕긴 건 지난 1일 발간된 시사잡지 ‘중국신문주간’의 보도였다. 이 잡지는 2000년부터 황하의 토사 침전물 함유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홍수기가 아닌 평상시에도 황하 대부분 구간에서 수질이 급격히 개선됐다며 이를 ‘약(藥)일까 독(毒)일까’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내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특히 네이멍구자치구 후허하오터시에서 허베이성 정저우에 이르는 1,200㎞의 중류 구간이 급격히 맑아졌다. 상류 구간이 상대적으로 맑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황하의 80% 이상의 구간이 맑아진 셈이고 ‘누런 강’이라는 이름이 이제 어울리지 않게 됐다. 이전에는 황하의 연간 토사 이송량이 폭ㆍ높이를 1m로 쌓으면 지구를 27바퀴 돌 수 있는 16억톤에 달했지만, 2000~2015년 연평균 이송량은 2억6,400만톤으로 대폭 줄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천셴더(陳先德) 전 중국 수리부 수문국장은 “맑아진 황하는 1946년부터 벌인 인민치황(人民治黃) 프로젝트에 따라 몇 대에 걸쳐 분투한 결과로 농업용수와 식수원 확보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중국에선 역대 왕조가 모두 황하 치수에 공을 들여왔고, 급속한 산업화 이후엔 오폐수 무단방류 등으로 수질이 대폭 악화하면서 2,000조원을 들인 대대적인 정비작업이 진행돼왔다.

반면 정샤오윈(鄭曉雲) 윈난성 사회과학원 원장조리는 “치수 작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건 분명하지만 수만년에 걸쳐 균형을 이뤄온 대자연의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하 연안의 지형ㆍ동식물 등이 모두 황하 토사에 상호적응한 상태에서 급격한 토사의 감소가 미칠 부작용을 의식한 것이다. 황하의 토사는 육지 면적을 넓히고 염토를 덮어 토양을 개선하는 효과 등을 낳았다.

웨이보(微薄)ㆍ셔우후(搜狐)ㆍ왕이(網易) 등 사이버 공간에서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산시성 황하변에 산다는 한 네티즌은 정샤오윈 원장조리의 주장에 대해 “매일 악취를 맡고 살아보면 얼마나 비현실적인 소리인지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비해 칭화대에서 수리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한 대학원생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과 환경 자체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건 전혀 다르다”며 “토사 유입을 막는 황하의 수질 개선은 환경 파괴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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