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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카카오톡 캡처는 아들ㆍ회사 폰 이용… 녹취록은 동생 동원해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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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 카카오톡 캡처는 아들ㆍ회사 폰 이용… 녹취록은 동생 동원해 조작”

입력
2017.06.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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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전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 주장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이유미씨가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이유미씨가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문준용 특혜채용 의혹 조작’ 파문의 몸통으로 의심받고 있는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이 당원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 의심되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주장했다. 검찰의 수사가 이씨를 넘어 당 지도부로 향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파악한 정황을 선제적으로 언론을 통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한 것이다.

의혹 해소의 전면에는 안철수 전 대선 후보 선대위의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주요 쟁점별로 자신들이 파악한 사건의 전모를 밝혔다. 우선 그는 핵심 증거 중 하나인 카카오톡 캡쳐 화면 조작 정황에 대해 “이씨가 자기 핸드폰과 회사ㆍ아들 핸드폰을 가져다 놓고 돌아가며 본인이 대화를 넣어가며 내용을 조작했다고 자백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경우, 상대방이 입력한 이름으로 대화명이 형성되는 것에 착안, 이씨가 시나리오를 써둔 뒤 마치 실제 대화가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녹취록 조작 경위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난 25일 이씨를 추궁했더니 처음에는 조작된 녹취록에 나온 사람이 지인이라고 하다가 나중에 자기 남동생이라고 했다”며 “이씨는 결국 26일 새벽 1시경 자신의 남동생과 직접 전화를 연결시켜줬고, 목소리를 듣는 순간 녹취록의 그 사람이랑 동일 인물이구나 바로 알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녹취록의 문답을 기존 언론 보도 내용 등을 참고해 직접 작성했다고 자백했으며, 이씨의 남동생도 “누나가 녹음을 하라고 해서 했을 뿐”이라고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

이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선 이 의원도 확답을 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벌였냐고 여러 번 물어봤지만, 이씨는 그 때마다 횡설수설하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며 “그나마 공통점은 충성심인데, 이번 사태의 위중함을 거듭 지적하자 ‘문준용 취업특혜 의혹이 정리되지 않아 내가 나서게 됐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국민의당이 나 때문에 망하는 것 아니냐. 죽고 싶은 마음”이라고 수차례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명선거추진단의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5월초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지인으로부터 문준용 관련 새로운 내용에 대한 카톡 내용을 입수했다’고 말하긴 했지만 이씨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며 “나도, 김인원ㆍ김성호 부단장도 조금 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이 전 최고위원에게 말했지 제보 제공자는 물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도 이씨가 실제로 파슨즈 스쿨에 다니는 (제보 대상자로 알려졌던) 김모씨와 아는 사이인 게 확인되자 이후 녹취록까지 준 것을 의심치 않았다”며 “추진단 역시 이 정도면 확실하다고 믿어 기자들에게 김씨의 이메일 주소까지 자신 있게 공개하지 않았냐”고 강조했다. 이씨의 조작에 선대위 핵심들이 모두 속아넘어갔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이씨 조작 사실을 처음 인지하게 된 경위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씨가 과거 지역 선거에 출마하려던 적이 있어 내 휴대폰에 ‘이유미 후보’라고 저장은 해놨다”며 “지난 21일 이씨가 갑자기 문자로 긴급히 상의할 일이 있다고 했고, 처음에는 별 일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24일에 지역구(여수) 사무실로 직접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데 24일 이씨는 검찰 출석 통보 사실을 알리며 증거를 조작했다고 고백했다”며 “처음에는 제보자인 줄 알았던 김씨를 보호하려고 거짓말하는 줄 알고 ‘쓸데없는 말 하지 마라’고 했지만 자신이 조작 경위를 구체적으로 밝혀 너무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의원은 이씨의 자백을 들은 뒤 “그 말이 사실이면 징역 3~5년 형이 나올 것이고, 당에서 보호해줄 사안도 아니며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당에서 케어(관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한다.

이 의원은 향후 검찰 수사에서 이씨의 단독 범행이 드러날 것을 확신했다. 당이 조작에 관여했다면, 이미 지난 20일에 김인원 부단장이 검찰에 출석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을 것이고, 이 전 최고위원 역시 검찰과 출석날짜를 조율한 상태에서 현재 국내에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 의원은 “이씨의 연락처를 검찰에 알려준 게 이 전 최고위원”이라며 “상식적으로 조작을 했다면 이씨의 존재를 검찰에 알렸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은 “당 차원에서 조직적인 개입은 없었다. 개입이 있었다면 내가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이유미씨가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이유미씨가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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