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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로 화룡점정

입력
2014.07.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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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이 선서를 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 위해서다. 공직 후보자에게 위증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 중대 결격 사유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이 선서를 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 위해서다. 공직 후보자에게 위증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 중대 결격 사유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운전, 자녀 불법 조기유학, 공천 대가성 사무실 임대…. 정성근 부도덕 의혹 리스트다. 홍명보의 잘못은 의리 기용과 전술 부재 등. 무능했다. 하지만 둘 다 거짓말이 결정타였다.

“문화부 장관은 문화ㆍ체육ㆍ관광 분야를 관할하는 부서의 수장인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정부를 대표하는 정부 대변인 역을 맡고 있다. (…) 아내와 자녀가 영주권을 획득해서 미국에 살고 있고,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던 사람이 대변하는 정부의 말을 어느 나라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사실 청문회 위증을 떠나, 정부 대변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이제까지 드러난 의혹만으로도 정 후보는 국무위원과 문화부 장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음주운전, 자녀 불법 조기유학, 유치하고 편협한 정치 댓글, 공천 대가성 사무실 임대 등 ‘잡범’ 같은 의혹이 줄줄이 나왔다. (…) 그래도 혹시나 해서 정 후보가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경기 파주갑 지역 쪽 몇몇 인사에게 그에 대한 평판을 들어봤다. “장관 후보가 그리도 없냐”는 말을 빼고는 차마 지면에 옮기기도 어려운 답들이 돌아왔다. 10일 청문회는 언론인은커녕 평범한 개인으로서의 품격조차 지켜오지 못한 그의 삶의 단면을 드러낸 ‘화룡점정’이었을 뿐이다. (…) 문화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자리에, 청문회에서 드러났듯 불법과 위증, 편협한 사고를 가진 이를 기어이 앉혀야 할까. (…) 정치권에서는 그가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원한다는 말이 돌았다. 본인도 장관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는 얘기다. 언론인 출신으로 친박 캠프에 들어간 정 후보가 장관 후보가 됐을 때 청와대가 문화보다는 ‘국정홍보’에 무게를 두려고 한다는 관측이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의혹과 거짓말 덕분에 이제 국정홍보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후보의 위증, 정부의 품격(한겨레 ‘현장칼럼 창’ㆍ김영희 문화부장) ☞ 전문 보기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구아수 폭포 관광을 제의했지만 더 이상 감독에게 짐을 지우기 싫다고 해서 가지 않고 뒤풀이회식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폭포 앞에서 기념촬영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이 드러났다. 대표팀이 마지막 경기를 치른 상파울루는 브라질의 유일한 대한항공 직항 도시다. (…) 그런데 국내선을 타고 2박3일 이구아수 행을 택했으니 멍청이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었을 거라고 지적한 축구팬이 있다. 이구아수에 훈련캠프를 차린 것도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 조의 벨기에 알제리 러시아 모두 상파울루에 캠프를 차렸다. (…) 폭포로 먹고 사는 촌동네를 고른 것은 축구협회 임원과 스태프들이 관광을 겸한 훈련캠프를 원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대표팀은 16강 진출이 무산된 뒤 마무리훈련을 한다며 이구아수로 돌아갔는데, 탈락한 팀의 마무리 훈련이란 개그에 불과하다. 결국 대표팀은 이구아수 관광을 했다. 축구협회의 주먹구구 운영, 장기적 안목이 없는 감독 선임, 전략과 정보 부재, 의리에 얽매인 선수 기용에 거짓말까지 한국사회의 총체적 문제점을 다 보여준 게 2014월드컵 대표팀의 모습이다. 폭포를 보고 안 보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거짓말을 하는 게 문제인 것이다.”

-월드컵을 지켜보며(한국일보 기명 칼럼ㆍ임철순 논설고문) ☞ 전문 보기

중국한테는 한국도 오랑캐(夷)다. 일본과 마찬가지. 그게 중화주의다. 중국이 우리를 친구로 본단 생각은 착각이다. 복수ㆍ부활을 위해 조력자 포섭과 훼방꾼 배제가 필요할 뿐이다.

“명나라의 파병은 조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장(戰場)의 요동 확대를 우려해 내린 고육책이었다. (…) “명군이 데려간 조선 여자가 수만 명이었고, 조선 백성 사이에 ‘왜적은 얼레빗, 명군은 참빗’이란 이야기도 돌았다”고 기록한 사서(史書)도 있다. 왜적의 약탈은 부스러기라도 남기지만, 명군의 약탈은 싹 쓸어버린다는 뜻이다. (…) 우리는 일본에 대해선 시시콜콜 과거를 따지지만 중국엔 관대하다. 중국의 침략사를 북방 오랑캐로 한정하고 한족의 중국을 우리와 일치시키는 ‘소중화(小中華)’ 이념이 남아 있기 때문이란 관점도 있다. (…) 21세기 중국의 화이(華夷) 질서에서 우리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여전히 ‘이(夷)’에 위치한다면, 지금 우리는 중ㆍ미ㆍ일 대립이란 큰 그림 속에서 중국의 전통적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에 장기 말처럼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以夷制夷(조선일보 ‘선우정의 글로벌 터치’ㆍ국제부장) ☞ 전문 보기

“톈진 조약(1885년 4월 18일- 기자 주) 때만 해도 청나라는 일본을 소국으로 여겼으나 청일전쟁에서 참패한 뒤엔 사정이 달라졌다. 먼저 화해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고 이홍장이 시모노세키에서 괴한에게 총격을 받는 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나마 청나라가 제기한 정전 조건을 일본이 수용했다. 중국은 그런 상황이 몹시 쓰라렸던 모양이다. (…) 중국은 일본에 한반도를 빼앗긴 것이 가슴 아팠을 뿐 우리의 망국을 안타까워한 건 아니다. (…) 지금 중일의 갈등은 포성이 안 울렸을 뿐 전쟁을 방불케 한다. 군사대국으로의 권토중래를 노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시 주석이 군국주의 부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경히 맞서고 있다. 두 정상이 맨 앞에 선 만큼 언제 우발적 충돌이 벌어져도 놀랍지 않을 세계사의 전변(轉變)이 전개되고 있다.”

-이토 히로부미와 시진핑(동아일보 ‘한기흥의 오늘과 내일’ㆍ논설위원) ☞ 전문 보기

중국에겐 달라이 라마가 눈엣가시다. 영토 축소를 부르는 원심운동의 구심점이기 때문. 세계적 인기 종교 지도자를 여태 한국이 막아 온 건 중국 눈치가 보여서다. 지나친 충성이다.

“불교계에서 드디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5일 스님 등 불교계 인사들이 모여 달라이 라마 방한 추진 선포식을 갖고 그동안 방한에 필요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 측에 항의하며 방한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기로 한 것이다. (…) 이전의 방한 초청 노력이 티베트 불교의 수장이자 세계적 불교 지도자를 초청하는 불교계 내부 행사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불교인을 넘어 지구촌에 평화와 위안을 가져다주는 이 시대의 영적 정신적 지도자를 초청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 정작 한국 사회에서는 전통 사상과 문화로서의 불교의 자취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반면에 서구 사회에서 불교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 불교가 서양사회에 활짝 꽃피게 된 계기는 1950년 중국의 티베트 점령을 피해 인도 등 세계 각지로 흩어져 망명생활을 하게 된 티베트 불교 지도자들이 서구 사회로 건너가 가르침을 펴기 시작한 것이다. (…)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사람이 바로 달라이 라마이다. (…) 수십 년 전에 깨달음과 영적 세계를 추구하여 인도에 갔던 스티브 잡스의 관심과는 또 다르게 지금 서양 중산층들은 가족의 틀을 존중하고 부모로서 육아, 교육의 관점에서 불교에 관심을 갖는다. (…)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종교적 교세의 문제로 접근하거나, 정치적 논리로 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올해 교황 방한에 이어 내년 달라이 라마 방한이 성사되어 종교계가 화합을 도모할 수 있기 바란다.”

-교황도 오는데, 달라이 라마도 왔으면(동아일보 ‘동아광장’ㆍ조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 ☞ 전문 보기

“그는 반세기 넘게 고향땅을 밟지 못했다. 대신 전 세계를 다니면서 불교의 자비와 평화사상을 전파했다. 현대문명에 지친 서구인들은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에 매료됐다. 1989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을 방문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에는 30여차례나 다녀갔다. 이제는 한국이 달라이 라마가 방문하지 못한 거의 유일한 국가로 남았다. 2000년부터 방한이 추진됐지만 성사 단계에서 번번이 무산됐다. 한국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의식해 입국사증(비자)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 불교계에서는 정부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이는 것을 두고 국격과 자존심의 문제라고 꼬집는다. 오는 8월에는 대통령 초청으로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찾는다. 그런데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막는 것은 종교적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말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한국의 주권과 G2로 발전한 중국의 외교적 위상에 비춰보더라도 달라이 라마의 방한 불허는 명분이 없다.”

-달라이 라마 방한 운동(7월 3일자 경향신문 ‘여적’ㆍ김석종 논설위원) ☞ 전문 보기

* ‘칼럼으로 한국 읽기’ 전편(全篇)은 한국일보닷컴 ‘이슈/기획’ 코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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