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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후배 폭행 의혹… 심석희 코치에 주먹으로 수십차례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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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후배 폭행 의혹… 심석희 코치에 주먹으로 수십차례 맞아

입력
2018.05.23 18:2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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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감사로 드러난 빙상연맹 민낯

2016년 네덜란드 월드컵 때

“밥풀 튀었다고 머리·배 맞았다”

이승훈은 “단순한 훈계” 부인

“상처 안 보이는 곳 골라서 때려

심석희, 병원서 뇌진탕 진단서”

대통령 방문땐 ‘몸살’ 허위 보고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합동으로 실시한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 빙상 국가대표 지도자, 선수의 폭행 의혹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문체부는 23일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A가 해외 대회 참가 중인 2011년과 2013년, 2016년에 숙소와 식당에서 후배 선수 2명에게 폭행, 가혹행위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1만m와 2018 평창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빙속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30ㆍ대한항공)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2016년 4차 월드컵 때 네덜란드 한 식당에서 한 선수는 자신이 먹던 밥풀이 이승훈 쪽으로 튀자 민망한 듯 웃으며 “선배 죄송해요”라고 했다. 그러자 이승훈은 “웃느냐”라며 화를 낸 뒤 머리와 배를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승훈은 숙소에서 “운동선수는 땀을 흘려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물구나무를 서도록 시키는 등 3차례 폭행, 가혹행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폭행당했다고 털어놓은 두 선수는 신원이 알려져 보복 당할까 매우 두려워하면서도 피해 사실만큼은 확고하게 진술했다고 한다.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피해자들이 말한 폭행, 가혹행위의 시간과 장소, 상황은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승훈은 부인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승훈은 단순 훈계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밝혔다. 이승훈의 소속팀 대한항공 관계자도 “사건 정황을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문체부는 양 측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빙상연맹 차원에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승훈의 폭행이 사실로 드러나면 징계가 불가피하다. 규정상 폭행은 경미한 경우 1년 이상 출전정지나 자격정지부터 중대한 경우 3년 이상의 출전정지나 자격정지, 영구제명까지 가능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1ㆍ한국체대)가 코치에게 당한 폭행 피해도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심석희는 평창올림픽 준비에 한창이던 지난 1월 16일 B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이틀 만에 복귀했다.

문체부 조사 결과 B코치는 그 전부터 여러 차례 심석희를 폭행했고 사건 당일에는 발과 주먹으로 수십 차례나 때렸다. 이에 폭행의 공포감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심석희는 선수촌을 빠져 나왔다.

심석희는 선수촌을 나온 다음 날 병원을 찾았는데 ‘뇌진탕 증세’ 소견이 포함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폭행 직후 심석희 얼굴 등에 이렇다 할 상처가 안 보이는데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드러나지 않는) 부위만 골라 때린 것 같아 더 악질적으로 보고 있다”며 “우발적인 폭행이라 도저히 보기 어려워 이유를 물으니 B코치는 ‘훈계하다가 말을 잘 안 들어 그랬다’고만 해명했다”고 답했다. 폭행 사건 다음 날인 1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는데, 쇼트트랙 국가대표 지도자들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심석희가 몸살로 병원에 갔다고 대한체육회에 허위 보고했다.

문체부는 B코치가 다른 선수들에게도 폭언은 했지만 심석희 외에 추가 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B코치는 국내에서 더 이상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없도록 영구제명 당했으나 최근 중국대표팀 코치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심석희는 앞으로 국제 대회 등에서 B코치를 다시 마주칠 수도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폭행 수단과 정도를 감안해 B코치를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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