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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의 저주.. 불타는 아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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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의 저주.. 불타는 아테네

입력
2018.07.24 17:54
수정
2018.07.25 01: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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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해진 유럽, 산불 2차 피해

그리스 220명 사상 ‘비상사태’

최소 74명 사망 역대 최악 참사

북유럽 기온 32도 훌쩍 넘어

북미도 아프리카 같은 살인더위

섭씨 4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연일 지속된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인근 마을의 집이 불타고 있다. 이번 산불로 사망자는 최소 74명에 달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네타=신화통신 연합뉴스
섭씨 4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연일 지속된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인근 마을의 집이 불타고 있다. 이번 산불로 사망자는 최소 74명에 달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네타=신화통신 연합뉴스

삼복 더위를 피해 좀 더 시원한 나라로 해외 여행을 떠난다는 말도 이제 사라질 것 같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지역마저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한달 가까이 지속되고, 산불 등 2차 재난 피해로 번지는 경우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극단의 날씨를 일상처럼 견뎌야 하는 일이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 여름 폭염은 특정 대륙이나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세계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여름에도 비교적 선선한 기후를 자랑하며 더위와 거리가 멀어 보였던 북유럽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23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7월 평년 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물렀던 북극권과 인접한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에서도 기온이 치솟아 32도를 훌쩍 넘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지역을 비롯한 북남미 대륙도 최고 기온을 갱신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5일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알제리 우아르글라의 기온은 아프리카 관측 사상 최고기온인 51.3도를 기록했다. 불볕 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 남서부 지역도 50도에 육박하는 등 아프리카의 무더위가 무색할 정도다.

폭염이 점차 장기화하는 현상도 특징이다. 캐나다의 경우 높은 습도로 인해 체감 온도가 40도에 달하는 무더위가 지난해 9일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8일째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사망자도 90명에 달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반면 유럽에선 수개월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대형 산불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스웨덴은 80여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이탈리아에 이례적으로 진화 작업 지원 요청에 나섰다. 특히 이날 그리스에선 아테네 외곽에서 일어난 산불로 인해 최소 74명이 숨지는 등 2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로써 이번 화재는 2007년 6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펠로폰네소스 반도 산불을 뛰어넘은 그리스 역사상 최악의 산불 참사가 됐으며, 실종자까지 감안하면 사망자는 10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계 전역에서 폭염이 맹위를 떨치는 원인을 두고 ▦약해진 제트기류로 대기의 움직임이 정체되면서 발생한 열돔 현상 ▦대서양 해수면 온도 상승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문제라는 데 이견이 없다.

CNN은 ‘라니냐(적도 부근 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예년보다 낮아지는 현상)’가 발생하면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이 심하지 않다는 공식도 깨지는 등 기후 변화 패턴조차 예측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기상학자인 캐서린 헤이호 미 텍사스 공대 교수는 “과거에 일어났던 것보다 훨씬 강도가 높은 극단적 형태의 폭염과 폭우 등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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