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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절 폭죽 성분, 국내 초미세먼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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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절 폭죽 성분, 국내 초미세먼지로

입력
2018.03.20 16: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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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누엔치엔 마을에서 전통 불꽃놀이 '다슈화'를 선보이는 공연팀이 화려한 불꽃을 만들어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누엔치엔 마을에서 전통 불꽃놀이 '다슈화'를 선보이는 공연팀이 화려한 불꽃을 만들어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국내에 유입되는 초미세먼지가 ‘중국발(發)’이라는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처음 입증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돼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올랐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진은 중국 최대 명절인 지난해 춘절 기간(1월 27일~2월 2일) 한반도 전역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1㎥당 51~100㎍) 상태가 계속됐다는 주목해,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인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분석했다. 칼륨은 폭죽과 농작물ㆍ나무 등 바이오매스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모두 배출되지만, 레보글루코산은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만 나온다.

한국과 중국은 농업ㆍ산업 성격이 비슷해 현장에서 유사한 물질이 배출돼 그동안 검출된 미세먼지의 출처를 규명하기 어려웠다. 분석 결과 지난해 춘절 기간 국내 대기 중 칼륨 농도는 평소보다 7배 이상 높았다. 반면 레보글루코산 농도는 별 차이가 없었다. 연구를 진행한 정진상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은 “같은 시기인 설 연휴에 한국에선 폭죽놀이를 거의 하지 않는다”며 “춘절 연휴 때 벌인 불꽃놀이에서 발생한 칼륨이 한반도로 유입돼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중국에서 넘어온 초미세먼지 영향이란 연구결과가 위성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미세먼지 분석을 통해 직접 원인을 밝힌 건 처음이다. 국내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지목될 때마다 한국의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쳤는지 과학적인 입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중국에 '물증'을 제시한 것이다. 정 책임연구원은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연구와 정책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대기환경’ 4월호에 게재된다.

지름 2.5㎛ 이하의 먼지인 초미세먼지는 화석연료나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 주로 발생한다. 크기가 매우 작아 코나 기관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인체에 축적돼 폐질환 폐암 천식 뇌졸중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PM2.5를 1급 발암물질로 구분한다.

올해도 춘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2월 15일 밤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당 최고 293㎍까지 치솟았다. 춘절 풍습인 폭죽놀이로 대기의 질이 급속히 나빠진 것이다. 이는 WHO의 하루 평균 권고기준(25㎍/㎥)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베이징 시가 나서 도심에서 폭죽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등 ‘춘절 폭죽과의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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