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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FBI국장 “푸틴은 트럼프 돕길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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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FBI국장 “푸틴은 트럼프 돕길 원했다”

입력
2017.03.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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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증오해 반대 인물 선호”

트럼프 캠프와 연관 수사 밝히며

러시아의 美대선 개입 동기 확신

오바마정부의 도청 의혹도 일축

트럼프에 사실상 전면전 선포

제임스 코미(왼쪽)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연 러시아의 지난해 대선 개입 의혹 규명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제임스 코미(왼쪽)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일 하원 정보위원회가 연 러시아의 지난해 대선 개입 의혹 규명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타워 도청 의혹’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트럼프 측 인사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 착수를 시인하면서 백악관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와 함께 코미 국장은 버락 오바마 전 정권을 겨냥한 도청 의혹에도 종지부를 찍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코미 국장은 20일(현지시간) 하원 정보위원회의 ‘러시아 연계 의혹 규명 청문회’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대선 캠프와 유착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에 관해 FBI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날 5시간 넘게 이어진 청문회에서 코미 국장은 “트럼프 캠프와 관련된 개인들과 러시아 정부 간 모든 연계는 물론, 양측 사이 오간 모든 조율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미 국장에 따르면 FBI는 지난해 7월부터 수사를 개시, 법무부의 정식 승인을 거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ㆍ트럼프 간 내통 의혹은 아직 수사단계임에도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코미 국장은 “러시아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해치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해치며, 트럼프를 돕길 원했다”며 “우린 지난해 12월 초쯤 적어도 이 세 가지를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클린턴을 너무 증오한 나머지 그에 맞서 출마한 사람(트럼프 대통령)을 분명히 선호했다”며 러시아 측의 개입 동기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한 정보기관의 입장 표명 중 가장 명백한 진단이라고 미 CNN은 분석했다.

내통 의혹에 대한 입장을 떠나 트럼프 캠프에 대한 수사 여부를 밝힌 것만으로도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FBI는 전통적으로 어떤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다”며 이번 발언을 ‘보기 드문 폭로’라고 설명했다. 코미 국장도 이 점을 인식한 듯 “공공의 이해관계가 얽힌 특수 상황에서는 밝히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법무부 최고위급 인사로 꼽히는 그가 관례를 어겨가면서까지 트럼프 행정부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FBI 수장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코미 국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불을 지핀 오바마 전 정권의 트럼프타워 도청 논란에 관해서도 “FBI 내부적으로 신중히 검토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법무부도 FBI측에 이러한 입장 표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미 정부 내에서 고립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스스로 ‘정치적 폭풍’ 속으로 들어간 코미 국장은 이후 벌어질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선일을 불과 11일 앞두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선언해 선거 판도를 요동치게 한 장본인이다. 대선 전부터 정보기관에 비판적 발언을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 의혹으로 FBI를 궁지에 몰자 코미 국장이 참지 못하고 승부수를 뒀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만큼은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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