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철환
특파원

등록 : 2017.08.13 19:30
수정 : 2017.08.13 19:30

[특파원 24시] “미 대륙서만 보이는 개기일식” 우주쇼에 들썩

등록 : 2017.08.13 19:30
수정 : 2017.08.13 19:30

375년만에 한번…21일 오전부터

호텔 방 동나고 특수안경 불티

21일 미국 대륙에서만 관측되는 일식을 ‘위대한 미국의 일식’으로 명명한 선전물. 유튜브 캡처

건국 이래 처음으로 벌어지는 ‘우주 쇼’를 앞두고 미국이 들썩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낮 미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게 될 개기일식(皆旣日蝕) 때문이다.

개기일식은 지구 전체로는 평균 18개월에 한번 발생하는 천문 현상이지만, 미국인들은 이번 일식에 ‘위대한 미국의 일식(Great American Eclipse)’이란 이름을 붙이는 등 천문 현상으로는 이례적인 관심이다. 그도 그럴 것이 1776년 미국 독립 이후 미 대륙에서만 관측 가능한 첫 번째 일식이기 때문. 달이 태양 빛을 가려 발생하는 일식이 같은 지역에서 다시 발생하려면 이론적으로 375년이 걸리는데, 미국에게는 2017년이 그 해이기 때문이다.

12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일식’은 21일 오전 10시16분(태평양 표준시ㆍ한국 22일 새벽 2시16분) 서부 오리건주에서 시작한다. 이 일식은 폭 107㎞의 띠를 이루며 시속 2,735㎞(음속의 2.2배 속도)로 미국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한다. 1시간30분 동안 4,200㎞를 이동,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앞바다를 통해 오후 2시48분(미 동부 표준시ㆍ한국 새벽 3시48분) 사라진다. 한 장소에서는 평균 2, 3분 가량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셈이다.

‘개기일식 벨트’ 거주자는 미국 인구(3억2,000만명)의 20분의1 수준이지만, 개기일식 벨트에서 자동차로 하루에 이동할 수 있는 지역에는 2억명이 살고 있다. 그래서 ‘위대한 우주 쇼’를 보려는 사람들로 21일 당일 개기일식 벨트의 주요 호텔과 숙박시설은 한달 전부터 동이 난 상태다. 뒤늦게 숙박시설을 잡으려면 평소보다 10배 이상의 웃돈을 내야 한다. 테네시주 내슈빌에는 최대 7만5,000명의 외지 관광객이 몰려와 2,000만달러를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식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오리건주의 살렘에는 1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추정됐다.

일식 특수를 노린 호텔 체인 힐튼의 인터넷 홍보물. 힐튼 호텔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는 일식 관찰용 특수안경이 불티나게 팔리고, 알래스카 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 등은 최대한 일식을 오래 감상하기 위해 특별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은 ‘우주 쇼’에 들떠 있지만, 긴장 속에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미 전역에 산재한 1,900여개 태양광 발전시설이다. 특히 강렬한 태양과 넓은 사막 덕분에 미국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가장 성황을 이루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전기공급 차질에 대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전력공급망(CAISO) 관계자는 “개기일식 벨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캘리포니아 지역도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햇볕 강도가 평소보다 70% 이상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식 기간 중 가스 혹은 석유 등 화력발전으로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는 비상계획을 수립한 만큼 전력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21일은 하늘에는 ‘우주 쇼’가 펼쳐지지만, 미 대륙에는 그 보다 다양한 이벤트와 ‘휴먼 쇼’가 벌어지는 셈이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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