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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대통령 앞에서 한시를 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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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대통령 앞에서 한시를 읊은 이유는

입력
2017.07.2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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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문 총장 부인 최정윤씨 등과 함께 차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문 총장 부인 최정윤씨 등과 함께 차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읊은 한시가 예사롭지 않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서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다”는 문 대통령의 인사말을 들은 뒤 “저에게 개혁을 추진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정말 잘하겠다”고 화답했다. 곧이어 문 총장은 대만의 저명 학자인 난화이진(南懷瑾) 선생이 자신의 저작 ‘논어별재(論語別裁)’에 실어 놓은 한시를 읊기 시작했다.

문 총장이 읊은 한시는 ‘하늘 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 오기를 바라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라는 내용으로 하나의 하늘을 두고도 요구하는 것이 각기 다른 것처럼 사람들 입장에 따라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2014년 3월 대검찰청 간부회의에서 인용한 적도 있는 시다.

문 총장은 한시를 소개하며 “인사청문회 때 여야 의원들로부터 각기 다른 많은 주문을 받아서 한시가 생각이 났다”라고 말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많아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 방향을 강하게 주문한 자리였던 터라,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문 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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