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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불가능한 배, 유기농 재배로 억대 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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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불가능한 배, 유기농 재배로 억대 소득

입력
2018.08.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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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기찬 배’ 8년째 수확 성공

일반 배 값보다 5배 고소득 작물로

허정철 새생명농원 대표가 친환경 농법을 통해 고소득 작물로 키운 영암 기찬배를 살피고 있다. 전남도 제공
허정철 새생명농원 대표가 친환경 농법을 통해 고소득 작물로 키운 영암 기찬배를 살피고 있다. 전남도 제공

외국에서도 꺼려하고 국내 농업 전문가들마저도 친환경 재배가 불가능하다고 꼽은 배를 8년째 유기농으로 재배해 억대 소득을 올린 농가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일명)게르마늄 농법’을 개발해 새생명농원을 운영하는 허정철(62)대표다. 그는 전남 영암군 시종면 1.7㏊규모의 농원에서 원적외선과 게르마늄 등을 이용해‘기찬배’를 재배해 일반 배보다 5배 이상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13일 전남도에 따르면 유기농산물 인증은 재배 토양 관리와 작물의 병해충 방제, 토양 분석, 수질 분석 등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더욱이 배는 태풍이나 병충해 피해가 잦고 한 번 피해를 입으면 회복하는데 최소 2년이나 걸리며 재배 기간도 8개월 이상으로, 벼 등 다른 작물에 비해 3~6개월이 더 길어 친환경 재배가 어려운 품목이라는 것.

2004년 배를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허 대표는 당초 적은 면적에서 고소득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농사법을 연구하다 유기농산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1년 ㈜유기식품평가원에서 유기농 인증을 획득한 그는 재배에 성공한‘기찬 배’를 일반 배보다 5배 이상 비싼 8만원(5㎏당)에 팔아 연간 2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허 대표는 유기농업을 위해 가장 먼저 토양 관리에 나섰다. 기능성 세라믹, 게르마늄 등 50여종의 물질에 유효미생물을 배양해 토양에 뿌려주고 호밀, 헤어리베치 등 녹비작물까지 재배해 땅심을 높였다. 또 꽃과 잡초가 함께 자라고 병해충의 천적들이 서식하는 환경도 조성했다. 그 결과 땅에는 지렁이와 많은 토양 미생물이 자라고, 무당벌레 등 천적곤충이 늘어나 병해충을 막았다. 여기에 고등어, 장어 등 생선과 미나리, 쑥 등을 혼합해 직접 만든 영양제를 배나무에 뿌리고 원적외선까지 쐬어(방사), 배의 면역력을 높였다.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배나무굴나방’은 끈끈이 트랩을 설치해 방제에 나섰다.

기찬 배는 여느 배보다 당 함량과 황산화질이 높고 크기가 큰데다 희소가치까지 지녀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허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지면서 유기농법을 고집하게 됐다”며 “앞으로 유기농 배를 누구나 재배할 수 있도록 표준재배 기술을 보급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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