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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 中, 부스 3분의 1 점령 ‘ICT 굴기’… 日, 로봇-AI로 부활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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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8] 中, 부스 3분의 1 점령 ‘ICT 굴기’… 日, 로봇-AI로 부활 몸짓

입력
2018.01.12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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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 구글’ 바이두 자율주행 OS

‘아폴로 2.0’에 관람객 시선 집중

신형 전기차 ‘바이톤’에 찬사 쇄도

日, 휘도 1만니트 달하는 LCD TV

반려로봇^자율주행 신기술로 주목

“中, 삼성 등 모방 여전” 혹평도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 행사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들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 행사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들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여기가 미국인지 중국인지 모르겠어요. 특히 한 부스 걸러 하나는 중국 선전에서 온 기업들인 것 같네요.”

세계 최대 전자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11일(현지시간) 만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기업 유비테크 로보틱스 관계자가 주변 전시장에 들어선 중국 선전 출신 기업 부스들을 하나씩 가리키며 한 말이다. CES를 주최한 전미가전기술협회(CTA)에 따르면 2011년 400개사에 그쳤던 CES 참가 중국 기업은 올해 1,325개로 늘어 전체 부스의 3분의 1을 점령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 소재 업체만 482개에 달했다. 이번 CES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 현장이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 전시장에 중국 업체 TCL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가 전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AF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 전시장에 중국 업체 TCL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가 전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AFP 연합뉴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포털 바이두는 자율주행 운영체제(OS) ‘아폴로 2.0’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검색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미국 포드,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이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위해 손을 내밀만큼 바이두는 자율주행 시장의 거인으로 거듭났다. TCL은 높은 품질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로 삼성전자 추격에 나섰고, 홍하이그룹 이노룩스는 세계 최초 자동차용 미니LED를 선보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을 긴장하게 했다. 중국 가전업체 중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꾸린 하이센스는 초고화질(UHD)보다 4배 선명한 8K ‘레이저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세계 1위 드론 제조사 DJI도 센트럴홀에서 신제품을 전시했다.

세계 최대 전자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 개막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참관객들이 세계 1위 드론 업체인 중국의 DJI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 개막 이틀째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참관객들이 세계 1위 드론 업체인 중국의 DJI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커넥티드카 기술에서도 중국의 바람은 거셌다. 이번 CES의 서막을 연 건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퓨처 모빌리티’(FMC)다. FMC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신형 전기차 ‘바이톤’(BYTON)을 처음 공개했다. CES 개막 3일 전이었지만 바이톤에 대한 궁금증으로 관람객 1,000여명이 몰려들었다. 생체인식 등 미래기술이 집약된 바이톤은 미래 전기차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알리바바에서 투자를 받은 중국 샤오펭 모터스는 CES에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경쟁사는 미국 테슬라”라고 자신 있게 밝히기도 했다. CES에 참가한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래차를 선도하는 중국기업들에 CES 관람객들의 눈길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CES에서 한국과 일본에 쏠리던 관심이 중국으로 많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한동안 CES 주춤하던 일본 기업들의 부활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CES 전시장 축구장(7140㎡) 33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24만㎡에 달하기 때문에 이목을 끌기 위해선 각 부스의 위치와 규모가 중요하다. 메인 전시장 센트럴홀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일본 소니였다. 특히 TV 전통 강자였음을 입증하려는 듯 휘도(화면의 밝기 단위)가 1만니트(nit)에 달하는 8K 액정표시장치(LCD) TV로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만니트는 세계 최고급이다. TV뿐 아니라 반려로봇 ‘아이보’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전시를 준비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CES에서 자율주행차, AI 등 첨단 신기술을 내놓았다. 혼다는 CES에서 AI를 적용한 감정인식 로봇과 의자형 이동식 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을 선보였다. 일상에서 감정 교감을 통해 인간을 위로하고 재난 시 인간을 보조하는 로봇의 미래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토요타도 CES 전시장에 고령자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돕는 인간 보조 로봇을 내놓았다. 닛산은 장애물 등장 등 위기상황에서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기 직전 차량이 운전자의 뇌파 신호를 읽어 더욱 빠르게 반응하는 ‘B2V’(Brain to Vehicle)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CES에서 선보인 기술들이 별 실속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닛산의 B2V 기술은 실용화해도 운전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미래 기술의 경연장인 CES에서 다양한 첨단기술들이 선보이는 건 긍정적인 일이지만 일본 기업들엔 시선을 끌려는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역시 일부 기술이 한국 기업 수준을 뛰어넘기도 했지만. 여전히 카피캣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질적 성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TCL ‘프레임 TV’는 삼성전자 ‘더 프레임 TV’를 노골적으로 모방했다는 평가고 로봇관 유비테크 안내 로봇은 LG전자가 작년 공항, 쇼핑몰 등에 마련한 로봇과 유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참가 기업 수가 압도적이고 예상보다 고품질의 신기술을 내놓은 중국 업체들도 있지만 아주 단순한 기능에 혁신은 찾을 수 없는 제품들만 전시한 곳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라스베이거스=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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