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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수한 북한 대표단 소지품 내용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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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수한 북한 대표단 소지품 내용물은....

입력
2017.06.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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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16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존 에프 케네디(JFK)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던 리흥식 북한 외무성 인권대사 일행의 소지품을 강제로 압수해 양국 간 또 다른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리 대사를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 3명은 지난 13∼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장애인권리협약(CRPD) 회의에 참가한 뒤 평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북한 체제 선전기관인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리 대사 일행이 뉴욕 공항에서 ‘외교행낭’(diplomatic package)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지난 16일 뉴욕에서 진행된 장애자권리협약당사국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오던 우리 대표단이 뉴욕 케네디비행장에서 미국의 불법무도한 도발행위로 말미암아 외교서신물을 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며 “비행장에서 미국 내 안전성소속이라는 인물들과 경찰들을 포함한 20여명이 외교신서장을 지참한 우리 외교관들에게 외교신서물을 빼앗으려고 깡패처럼 란폭하게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리 외교관들이 완강히 저항하자 이놈들은 완력을 사용하여 강제로 외교신서물들을 빼앗아가지고 달아나는 란동을 부리었다”고 덧붙였다.

중앙통신이 언급한 외교서신물은 외교행낭이며 외교신서장은 ‘외교 문서 운반자 증서’(diplomatic courier certificate)이다. 또 미국 내 안전성이란 미국 국토안보부(US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를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주변에서는 리 대사 일행의 소지품에서 민감한 내용물이 발견돼 미 당국이 압수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소지품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인 벌크캐시(거액의 현금), 사치품이 발견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 ‘달러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미국에서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JFK 국제공항의 치안을 담당하는 ‘뉴욕·뉴저지주 항만청 경찰’(Port Authority Police)은 지난 16일 발생한 리 대사 일행의 소지품 ‘압수’에 대한 개입을 부인하고, 모든 관련 질문을 연방 당국에 할 것을 권고했다.

미 국토안보부와 국무부 대변인실 야근 담당자들은 18일 자정까지 본보의 이메일 문의에 답신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AP통신은 18일 데이빗 라판 미 국토안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국토안보부 소속 요원들이 3명의 북한인으로부터 “다수의 미디어 품목들(multiple media items)과 패키지들(packages)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 국무부에 따르면 3명 북한인들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 ‘파견된 직원들’(accredited members)이 아니고 외교적 불가침특권이 없다”고 전했다. 또 라판 대변인이 “문제의 패키지는 검색으로부터 외교적 특권이 주어져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유엔본부 ‘유치 국가’(host country)로서 유엔 사무국이 인증한 회원국 유엔주재 대표부 직원들을 미국 내 외국정부 파견 외교관으로 인정하고 그들에 있어 ‘외교관계에 따른 비엔나 협약’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수교가 없는 북한의 리 대사 일행은 유엔 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한 것으로 그들을 북한이 미국에 파견한 외교관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비엔나 협약에 주어진 불가침특권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번 리 대사 일행의 소지품 압수는 미국 정부가 앞으로도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하는 북한 당국자들에게 출입국 당시 엄격한 소지품 검색을 경고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주유엔 북한대표부(대사 자성남)는 이번 사건과 관련 유엔 사무국에 공식 항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엔본부)= 신용일 기자

그림 1지오지 파나요토브 유엔주재 불가리아대표부 대사가 1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의장 자격으로 제10차 장애인권리협약 가입국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이 회의에 리흥식 외무성 인권대사를 단장으로 3인 대표단을 파견했다. 사진=유엔제공
그림 1지오지 파나요토브 유엔주재 불가리아대표부 대사가 1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의장 자격으로 제10차 장애인권리협약 가입국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북한은 이 회의에 리흥식 외무성 인권대사를 단장으로 3인 대표단을 파견했다. 사진=유엔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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