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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대 주택담보대출 일단 시행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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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대 주택담보대출 일단 시행해 볼 만하다

입력
2015.01.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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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찬반 논의가 뜨겁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업무보고를 통해 3월부터 시중은행을 통해 고소득자나 중형아파트 구입자도 받을 수 있는 금리 1%대 주택대출을 출시하겠다고 하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가 은행 조달금리보다도 낮은 파격적 대출상품을 꺼내 든 것은 각종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활기가 돌지 않는 주택매매를 자극하기 위해서다. 전월세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매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잠재수요자들에게 주택 구입을 권유하기 위해서다.

초저금리 주택대출을 반기는 쪽은 당연히 주택 구입 잠재수요자들이다. 국토부 발표대로 적용금리가 ‘코픽스-1%포인트’라면 3월에 우리은행이 출시할 시범상품의 최초금리는 최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금리 2.16%에서 1%포인트를 차감한 1.16%가 된다. 요즘 시중은행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2%포인트나 낮은 금리다. 이 수준의 금리를 7년 간 적용키로 했으니, 1억원을 대출할 경우 연간 200만원 이상, 7년 간 1,500만원 정도의 상대적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에선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초래할 독약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는 ‘오너십 소사이어티(Ownership Society)’를 내세운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주택 구입 장려를 위해 저금리 대출을 남발하여 발생했다. 이번 상품 역시 향후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문제가 없지만, 하락할 경우엔 대출자가 손실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식이어서 자칫 재앙적 규모의 가계부채 위기를 초래할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비판의 골자다.

물론 초저금리 주택대출이 주택가격 거품을 조장하고 위기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지적은 옳다. 포화상태인 가계대출이 더 늘어나는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이 거의 사라진 주택시장 상황이나 주택 소유의식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초저금리 상품이 나왔다고 너도나도 빚을 내 무리하게 집을 사는 행태가 빚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초저금리 주택대출은 실수요자에겐 주택 구입 부담을 줄이고, 세입자들에겐 중기 주거비용 산출의 새로운 비교기준이 됨으로써 전월세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긍정적 효과도 낼 수 있다.

1%대 주택대출은 어쨌든 무주택자와 세입자 등의 전반적 비용부담을 낮추고, 선택 가능한 옵션을 넓혀 주는 정책이다. 따라서 일단 시행해 본 뒤, 효과와 부작용을 지켜보고 정착 여부를 결정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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