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석 기자

등록 : 2017.06.19 18:26
수정 : 2017.06.22 10:33

文정부 에너지 정책 “국민 안전 최우선” 태양광ㆍLNG 집중 육성

등록 : 2017.06.19 18:26
수정 : 2017.06.22 10:33

화전ㆍ원전 중심서 40년 만에 변환

신설 백지화ㆍ폐쇄 땐 전력 불안정

“LNG 등 추가발전으로 문제 없어”

공약 이행 땐 전기요금 25% 올라

“산업용 개편… 가계 부담은 최소”

강원 삼척시 포스파워 삼척석탄화력발전소 설립부지 인근 주민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푸르메재단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척시 사회단체장들이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삼척석탄화력발전소 조기착공 기원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 가동을 시작으로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원자력ㆍ석탄화력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40년 만에 대변환을 맞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낮은 가격과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에너지정책에서 벗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에너지정책을 추구하겠다”면서 노후 화전ㆍ원전을 폐기하고 신규 건설은 중단하는 동시에 태양광ㆍ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정책에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화전ㆍ원전 축소로 예상되는 전력 수급 불안정과 전기요금 인상은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석탄은 현재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의 39.3%를 담당하는 에너지원이다. 이어 원자력(30.7%), LNG(18.8%), 수력ㆍ태양열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4.7%) 순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이날 탈원전 선언과 함께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노후한 석탄화력발전소 10기에 대한 폐쇄조치도 임기 내에 완료하겠다”고 약속해 전력공급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가동된 지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보령 1ㆍ호기, 서천 1ㆍ2호기, 삼천포 1ㆍ2호기, 영동 1ㆍ2호기, 호남 1ㆍ2호기 등 10기로 총 설비용량은 3,345㎿다.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3%, 전체 석탄발전소 59기 설비용량의 10.6% 수준이다. 노후 발전기 10기 중 3기는 이전 정부에서 이미 폐쇄가 결정된 상태다. 서천 1ㆍ2호기는 내년 중순 폐쇄 예정이었고, 영동 1호기는 올 하반기 바이오매스(식물 미생물 등을 이용한 에너지원)발전소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7월부터 이들 3기 폐쇄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공정률 10% 미만 석탄화력발전소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운 데 이어 이날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거나 건설 준비 중인 업체들은 손실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률 10% 미만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신서천 1호기, 고성하이 1ㆍ2호기, 강릉안인 1ㆍ2호기, 삼척포스파워 1ㆍ2호기, 당진에코파워 1ㆍ2호기 등 9곳이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최소 2,000억원에서 많게는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곳도 있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할 경우 수년간 사업을 준비해온 업계는 물론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정부도 적잖은 경제적 손해가 예상된다.

LNG와 신재생에너지로 원자력과 석탄을 대체했을 때 안정적 전력수급이 가능할지와 요금 인상 폭도 관심사다. 당장 석탄과 원자력 발전이 줄어들면 LNG발전소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LNG발전소의 가동률은 38.8%에 불과해 추가발전 여력은 충분하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화전ㆍ원전을 줄이면서 LNG발전소와 신재생에너지발전소 가동률을 높이면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요금 인상은 피하기 어렵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간당 발전단가는 LNG가 101원으로 원자력(68원), 석탄(74원)보다 약 30% 비싸고, 신재생 에너지는 157원으로 2배가 넘는다. 문 대통령 선대위 환경에너지팀장을 맡았던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 공약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25% 안팎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이 이날 산업용 전기요금을 개편하겠다고 밝혀 그 부담은 가계보다는 기업에 더 많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새 에너지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LNG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지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므로 국민적인 공감대를 끌어내는 한편 에너지다소비 업종 중심의 현 산업구조에 미칠 영향력을 신중히 검토한 뒤 긴 호흡으로 정책을 펴나가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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