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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자고 일어났더니 총장님을 훔쳐갔어요

입력
2017.06.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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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첫 경제수장으로 지명된 김동연(61)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기재부 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청계천의 무허가 판자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야기는 매우 유명합니다.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박주연 인턴기자 wisedrag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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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대학 총장이 인기를 얻는 게 가능한 일일까.

하지만 아주대학교는 조금 다르다.

김동연 총장이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로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주대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자고 일어났더니 총장님이 사라졌어요”

“우리 총장님 안 가신다고 했는데…”

“저는 차마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ㅠㅠ”

“기껏 뽑아줬더니 총장님을 ‘스틸’해 갔다.”

지난달 21일 아주대학교 대나무숲.

총장의 ‘납치’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들.

도대체 김동연 총장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

‘흙수저 신화’

‘개천에서 난 용’

김 후보자는 어린 시절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판자촌과 천막을 전전했다.

어머니와 동생 셋을 부양하는 '소년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그는

만 열일곱 나이에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한다.

가난 때문에 이루지 못한 배움의 욕구는 컸다.

은행에 다니면서 야간대학 법학과에 진학했고, 우연히 고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동시 합격해 공무원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요즘 별 희한한 학교 출신도 고시에 붙네”

그는 경제기획원(기재부) 출근 첫날부터

선배들에게 비아냥을 듣는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실력으로 비아냥을 이겨냈다.

명문대 출신이 대부분인 기획재정부에서 학연이 없었음에도 능력을 인정받아 역대 모든 정부에서 중용됐다.

2014년 공직을 떠난 김동연 내정자는 2015년 아주대학교 총장에 취임한다.

"과거엔 교육을 통해 계층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교육이 부와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 같습니다”

- 2015년 6월 2일 국제신문 인터뷰

평소 갖고 있던 소신에 따라 그는 아주대 학생을 위해

2가지 지원 제도를 직접 만들었다.

첫째,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해외 대학에서 4주간 언어 및 문화 집중 교육을 제공하는 ‘AFTER YOU 프로그램’

둘째, 학업을 중단할 어려움에 놓인 학생들에게 생활비를 긴급 지원해 주는 ‘아주 희망 SOS’

“아주대에서 시행하는 지원 제도는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하도록 사회적 이동성을 높이려는 시도입니다“

김동연 총장이 도입한 프로그램으로 2년간 238명이 해외 연수의 기회를 얻었고, 총 56명의 학생이 생활비를 지원받아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김 총장은 경제부총리로 지명된 후 아주대학교에서 가진 마지막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성세대가 지금 청년들의 어려움을 알아야 합니다”

“어른들이 청년들에게 ‘나 때는 너희보다 더 어려웠어’라고 말하지만 이는 틀린 말입니다”

“당신이 총장이었던 시기에 학교에 다닐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 아주대학교 대나무숲

김동연 후보자는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 또 다른 ‘유쾌한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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