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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아빠' 표창원 "동물 학대 땐 긴급 격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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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아빠' 표창원 "동물 학대 땐 긴급 격리해야"

입력
2017.02.0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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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강력범죄로 악화 가능… 처벌 강화를

힘 생기면 구해주겠다고 어린 시절 개들과 약속”

6년 전 안락사 위기 처했던 푸들 가족으로 맞기도

표창원 의원이 반려견 모카와 눈을 맞추고 있다(왼쪽 사진). 표 의원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맞춰 동물복지 수준도 높여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실 제공· 고은경기자
표창원 의원이 반려견 모카와 눈을 맞추고 있다(왼쪽 사진). 표 의원은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맞춰 동물복지 수준도 높여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실 제공· 고은경기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화 전시 등으로 논란에 선 가운데서도 꼭 직접 챙기는 분야가 있다. 바로 동물보호법 개정이다. 잇따르는 동물학대범죄로 인해 동물학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입법의 산은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 표 의원은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국제동물보호단체들과 함께 동물보호법 개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한편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법 개정을 간곡히 호소하기도 했다.

표 의원은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 동물보호법은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국민의 정서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법의 간극을 보완하는 게 이번 동물보호법 개정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동물학대와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행법에는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고, 동물학대를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동물 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이 낮다. 때문에 학대 받는 동물을 구조해도 역으로 절도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표 의원은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누구나 학대행위자로부터 동물을 긴급 격리시킬 수 있고, 학대 행위자에 대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표창원 의원은 “어릴 적 개들에게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표창원 의원은 “어릴 적 개들에게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하지만 표 의원이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두고 대한육견협회 등의 반발이 거세다. 물리적 방법이나 화학적 방법으로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물의 목을 조르거나 매다는 행위 등 학대 행위를 구체화함으로써 결국 식용개 산업을 규제하는 효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표 의원은 “서울올림픽이 열렸을 당시에도 보신탕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동물보호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에 맞춰 동물복지 수준도 높여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동물보호법을 개정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동물학대가 결국 인간에 대한 폭력과 강력범죄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올해부터 동물학대를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주요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그는 “국내 학계에는 아직 동물학대가 사람에 대한 범죄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동물 학대가 사람 학대로 이어지는 상관성을 보이는 사례는 상당부분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표 의원이 동물보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릴 적 함께 했던 개들에게 했던 약속 때문이다. 당시 시골에서 개를 끔찍하게 도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마음의 상처도 컸다고 한다. 개를 구하려다 혼나기도 하고 매를 맞기도 했다. 표 의원은 “어린 마음에도 지금은 너희를 보호해주지 못하지만 어른이 되고 힘이 생기면 구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국회의원이 된 이후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다고 생각해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표 의원은 6년 전 안락사의 위기에 있던 모카를 구조했다. 표창원 의원실 제공
표 의원은 6년 전 안락사의 위기에 있던 모카를 구조했다. 표창원 의원실 제공

표 의원은 일곱 살 푸들 ‘모카’를 키우는 반려인이기도 하다. 그는 6년 전 가족과 함께 한 애견숍에서 안락사의 위기에 있던 모카를 발견하고 외면할 수 없어 가족으로 맞았다. 그는 “짖지도 않고 위축되어 있던 개가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자 1주일 만에 눈동자와 표정이 활기차지는 것은 물론 털 색깔까지 바뀌었다”며 “생명의 소중함과 유기견의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했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축산식품 산업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담당하다 보니 동물보호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가 동물복지 방향과 정책을 명확히 정하고 그에 대해 홍보하고 관련 산업을 지원하면서 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 표창원 의원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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