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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심에서 방산 명예회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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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심에서 방산 명예회복 노린다

입력
2017.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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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방산전시회, 아시아 최초 주도국으로 참가

K-9 발판으로 유럽 전역 수출 교두보 확보 청신호

폴란드 키엘체에서 5일 개막한 국제 방산전시회에 사상 첫 주도국으로 참여한 한국의 업체들이 각 사의 군사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국방공동취재단
폴란드 키엘체에서 5일 개막한 국제 방산전시회에 사상 첫 주도국으로 참여한 한국의 업체들이 각 사의 군사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국방공동취재단

“한국의 K-9 자주포에 굉장히 만족합니다.”

안토니 마체레비츠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키엘체에서 개막한 국제 방위산업전시회(MSPO) 행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체레비츠 장관은 전제국 방위사업청장과의 환담에서 “K-9 자주포가 폴란드의 국방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발판으로 한국과 폴란드간 군수기술 협력을 폭넓게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폴란드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병합하자 자국 방위를 위해 K-9 자주포를 선택했다. 올해까지 도입한 24문을 포함해 총 120문을 러시아와의 국경지역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K-9 자주포는 유럽 진출과정에서 러시아 독일 등 방산 강호들의 지상무기를 제친 여세를 몰아 올 초 핀란드를 공략했다. 이어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헝가리 체코 등 주변 여러 나라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K-9 자주포는 지난달 폭발사고로 국내에서는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해외 업체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K-9은 지난 18년간 국내외에서 1,000문이 넘게 운영한 무기”라며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성능은 개선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MSPO는 한국이 1990년대 들어 해외 방산전시회에 첫 발을 내디딘 이래 공동주최 자격인 주도국(Lead Nation)으로 참여한 첫 행사다. 프랑스 미국 스웨덴 등 방산강국이 독식하던 주도국 반열에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 올랐다. 이에 한화지상방산 등 국내 14개 업체를 필두로 전세계 35개국 650여개 업체가 참여했고, 정부는 국기원 소속 태권도 시범단을 이례적으로 파견해 주도국 지위에 걸맞은 볼거리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키엘체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남쪽으로 180㎞ 떨어진 작은 도시로, 유럽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방산전시회를 1993년 이후 25년째 열고 있다.

마체레비츠 장관은 이날 한국 전시장을 찾아 국산 개발 무기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K-11 복합소총을 보더니 “내 사무실에도 K-11 사진을 걸어 놓았다”고 친근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국기원은 태권도 명예 단증을 수여하며 우의를 다졌다.

폴란드가 국방력 강화의 주요한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K-9 수출을 넘어 더 큰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폴란드는 2022년까지 국내 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하는 400억달러를 투자해 전술적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K-9 자주포 추가 도입 외에 대공방어체계, 다목적 헬기, 무인기, 잠수함 등 육해공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더구나 폴란드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2%로 유럽에서 단연 최고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폴란드는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데다 잠재력이 풍부해 우리 방산수출의 교두보”라고 평가했다.

키엘체(폴란드)=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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