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기회 훔치는 것도 적폐”
정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실시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청산해야 할 새로운 유형의 적폐’로 간주하기로 했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공공기관 부정채용 사건과 관련, 앞으로 공공기관에서 채용 비리가 발생하면 관련 임직원을 곧바로 파면ㆍ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실시된다.
기획재정부는 11일 김용진 제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 채용비리 관련 특별점검회의를 열어 채용비리 재발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김 차관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렵게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의 기회를 훔치는 반사회적 범죄”라며 “새 정부에서 반드시 뿌리뽑아야 할 적폐”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이달 16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실태 특별점검에 나선다.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간의 전체 채용 사례를 점검해, 비위가 적발된 기관과 관련 임직원에게 엄중한 제재를 내리기로 했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의 경우, 지위고하와 상관없이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신속하게 파면ㆍ해임 처분을 하기로 했다. 적발된 기관에는 경영실적 평가등급 및 성과급 지급률을 하향 조정하는 식의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채용절차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채용 관련 직원이나 임원 등의 선호ㆍ주관ㆍ인맥 등이 개입될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공정한 채용관리’ 항목을 신설해, 채용비리 척결에 힘쓰는 공공기관엔 가점을 줄 예정이다.
최근 감사원이 53개 공공기관을 감사한 결과 39곳에서 100여건의 채용 관련 비리가 드러났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경우 유력인사의 청탁을 받아 채용계획까지 바꿔가며 점수가 낮은 지원자를 부정 채용하거나, 정치인의 아들을 특별 채용한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다.
또 강원랜드, 한국서부발전, 대한석탄공사, 한국디자인진흥원 등의 공공기관에서도 채용 관련 비리가 확인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도 채용 관련 부정청탁 혐의로 전직 이사장 등 간부들이 줄줄이 사법처리를 받았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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